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오션이 수주 확대와 실적 순항에 따라 각별히 공을 들이는 북미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는 전년보다 수주 곳간을 채우는 속도가 더 빨라진 데다, 실적개선과 함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순유입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4월 누적 기준 236만GT(총톤수)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78만GT 대비 32.6%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연 수주량이 456만9000GT인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4개월 만에 이미 51.7%를 채운 셈이다.
GT는 내부 용적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 단위로 선종이나 건조 난이도와 무관하게 선박의 크기를 기준으로 통계를 낸다. 선박 무게(GT)에 부가가치, 생산능력, 기술력 등을 고려한 계수(C)를 곱한 것이 CGT(표준선환산톤수)이다. GT와 CGT 모두 조선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주요 통계 지표다.
같은기간 금액으로 따져도 증가세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25억6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동기 23억5000만달러에서 2억1000만달러 늘었다. 5월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총 14척 수주로, 30억달러 상당의 수주고를 올렸다.
한화오션의 실적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으로 각각 37.6%, 388.8%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수치를 보이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는 양수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 유입을 의미한다. 한화오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1조1644억원에서 올해 1분기 2224억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이처럼 수주 증가와 함께 고부가가치선 건조 확대로 한화오션의 실적이 갈수록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3조2127억원, 영업이익 2478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26.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실적이 성장 국면에 진입하면 앞으로 미국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필리조선소(현 한화필리) 인수로 차세대 조선업 공략 시장으로 미국을 찍었다. 한화오션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필리조선소의 연간 생산 능력은 1~1.5척 수준"이라며 "이를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화필리는 7척의 일감을 보유 중인 만큼 성공적으로 인도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노후화한 조선소를 정비해 생산성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후판 가격 급등 등 대외 변수가 갑작스럽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 상승과 고부가가치선 건조 물량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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