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NXPC, 상장 한 달도 안 돼 시총 60% 증발
바이비트에선 한때 FDV 20조원 넥슨 시총 육박…P2E 규제·유통량 증가 우려 하락세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6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XPC 홈페이지에 팝업된 접근 불가 창. (출처=넥스페이스)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활용되는 가상자산 넥스페이스(NXPC)가 상장 직후 약 8947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지만 현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넥슨의 본격적인 블록체인 게임 행보에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됐으나 국내 P2E(Play To Earn) 규제와 유통량 증가 우려 등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NXPC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2050원대에 거래됐으나 오후에 다시 1950원대로 하락하는 등 높은 가격 변동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고점이었던 지난 5월15일 오후 6시 5293원 대비 63~65%가량 하락한 수치다.


NXPC는 고점 당시 시총이 약 8947억원에 달했다. 4일 10시 시총은 약 3500억원대 전후를 기록했다. 20일만에 5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해외 거래소에선 완전 희석 시가총액(FDV)이 개발사 넥슨 일본법인 시총에 육박하기도 했다. NXPC는 지난 5월15일 오후 3시경 바이비트에서 14.96달러에 거래되며 FDV가 149.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화 약 20조2444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넥슨 일본법인 시총 20조원대와 맞먹는 수치다. FDV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서 모든 토큰이 시장에 유통될 경우의 총 시가총액을 의미한다.


NXPC는 지난 5월15일 오후 3시경 바이비트에서 14.96달러를 기록했다. (출처=바이비트)

NXPC는 넥슨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활용할 목적으로 발행한 유틸리티 토큰이다. 아랍에미레이트에 'NEXPACE Limited라는 법인을 세워 지난 4월16일 코인을 첫 발행했다. 


NXPC 상장일인 지난 5월15일 메이플스토리 P2E 버전 '메이플스토리N'이 함께 출시됐다.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P2E 게임 제작과 코인을 발행한다는 소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N의 화폐 역할을 하고 생태계 기여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NXPC는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NXPC는 최근 여타 다른 게임 코인들처럼 시세 부진을 겪고 있다.


업계는 단기 낙폭 원인으로 거래소의 에어드롭 물량을 지목한다. 상장 초기 업비트·빗썸·바이낸스·바이비트 등 거래소는 대규모 에어드롭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시장에 뿌리겠다고 밝힌 에어드롭 물량만 총 4350만개다. 에어드롭으로 대량의 NXPC가 시장에 풀리면서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넥슨 측은 백서를 통해 언락 물량의 80%를 생태계 기여 보상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인게임 활성화를 목적으로 코인을 유통하겠다는 전략이다. 초기에 에어드으로 보상을 받은 이용자들이 이러한 개발사 의도와는 무관하게 단기간에 코인을 대규모 매도하며 시세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NXPC는 지난 5월15일 상장 이후 지금까지 우하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출처=코인마켓캡)

장기적 요인으론 트럼프발 관세 강화 움직임과 국내 강력한 P2E 규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관세 전쟁으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NXPC 시세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사는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을 개발해도 해외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국내에선 P2E 게임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제28조 2호(사행성 금지)와 3호(경품 제공 금지)에 따르면 국내 게임 내에서 NFT, 토큰 등 현금화가 가능한 재화나 경품이 제공되면 사행성 조장으로 해석돼 법률에 위배된다.


메이플스토리N 홈페이지는 현재 국내에서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2003년 출시 이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게임이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메이플스토리N을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이 안고 있는 리스크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P2E 게임 자체가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서비스되지 않는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본질적으로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N 5월29일 패치노트. (출처=메이플스토리N)

유통량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에 당분간 시세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이플스토리N은 지난 5월29일 인게임 보상 재화인 '네소(NESO)' 보상량을 300% 늘리는 패치를 단행했다. 보스별 네소 보상량도 대폭 상향됐다. 네소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에서 NXPC로 교환할 수 있는 게임 재화다. 이용자들의 네소 보유가 증가하면 시장에 더많은 NXPC 물량이 풀리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