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그룹 계열사 점검]
해성디에스
그룹 캐시카우 명성 '흔들'
⑤ 2년새 영업이익률 24%→9%…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반등 '관건'
이 기사는 2025년 05월 30일 1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그룹이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사 출범을 선포한 지 올해로 11년차를 맞았다. 해성그룹은 '현금왕'이라 불렸던 故 단사천 명예회장이 1937년 창립한 일만상회에서 시작해 어느덧 총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을 기점으로 해성산업을 지주사로 두고 한국제지·한국팩키지·계양전기·해성디에스를 사업회사로 거느리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며 또 한번 변화의 전기를 다졌다. 딜사이트는 앞으로 그룹 성장을 이끌어나갈 핵심 계열사들의 현 주소를 점검해보며 해성그룹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공=해성디에스)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해성그룹 반도체 부품 전문 제조 계열사 해성디에스가 그룹 '캐시카우'로서의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다. 향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DDR5'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를 필두로 한 사업 성장 여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성디에스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1375억원)은 11% 감소했다.


해성디에스 경영실적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해성디에스 연간 매출은 8394억원에 달했는데 이듬해(6722억원) 6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매출은 603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2044억원에서 2024년 569억원으로 2년 새 72% 쪼그라들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면서 2022년 24%까지 찍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9%)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해성디에스가 실적 내리막길을 걷게 된 데에는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사업 부진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2024년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부문 매출은 1686억원으로 호실적을 냈던 2년 전보다 44% 감소했다.


해성디에스 사업구조는 크게 리드프레임과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로 나뉜다. 리드프레임 부문은 자동차 및 모바일 기기 반도체 패키징 재료를 생산한다. 리드프레임 주 공급처는 인피니언, ST 마이크로를 비롯한 글로벌 종합 반도체 기업과 ASE 등 조립 외주업체다.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부문에서는 경우 PC·모바일 등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재료를 생산해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한다.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부문이 고전하게 된 원인으로는 반도체 불황 및 수요 변화 등이 지목된다. 2023년 당시에는 경기 침체 여파로 반도체 시장이 침체돼 사업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비슷한 시기에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감산 여파로 해성디에스 주력 품목인 DDR4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수요도 줄어 실적 타격을 입어야 했다. DDR은 동작 속도와 전압, 지원 용량 등 기술적 사양에 따라 정의되는 D램 반도체 표준 규격을 뜻한다.


특히 시장에서는 해성디에스가 5세대 DDR5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공급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해성디에스는 이전 세대인 DDR4 수요가 감소하는 와중에 주력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DDR5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제품 인증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한동안 수주 공백을 겪어야 했다.


해성디에스가 3년 전만 해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던 만큼 해성그룹의 아쉬움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해성디에스는 2014년 삼성테크윈(현 한화비전) MDS 사업부에서 분사해 '엠디에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같은 해 해성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일환으로 인수했으며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해성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수익 지표를 단적으로 비교해봐도 해성디에스의 이익기여도가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기준 그룹 지주사인 해성산업에 실적에 반영된 반도체 부품 제조 부문 영업이익(연결 조정 전)은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해성디에스 실적이 고공행진하며 영업이익 비중이 무려 90%에 달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급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반도체 부품 제조 부문이 해성산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에서 27%로 6%포인트(p) 떨어졌다. 


해성디에스가 수익성 면에서 고꾸라진 여파는 해성산업에도 고스란히 미쳤다. 지난해 해성산업 영업이익은 714억원으로 2년 전보다 66% 급감한 수치를 나타냈다. 매출(2조2204억원)도 1년 전보다 12% 줄었다. 해성산업은 2020년 해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해성디에스를 비롯해 계양전기·한국제지·한국팩키지를 종속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해성디에스 최대주주도 해성산업(보유 지분율 34%)이다.  


해성그룹의 바람과 달리 증권가에서는 올 한 해 해성디에스가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는 주요 고객사들이 DDR4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해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DDR5 신규 매출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DDR4의 급격한 감소폭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 회복을 견인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성디에스 관계자는 "2분기부터 공급이 지연됐던 DDR5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양산을 개시했고 현재 중국 쪽으로 양산을 확대해 볼륨을 키우고자 노력 중"이라며 "또 반도체 후공정(OSAT) 업체들로부터 DDR5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성디에스 경영실적. (그래픽=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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