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패스, 아픈손가락 '美 법인 리스크' 여전
GCTS 1Q 손손실 102억…유증 급한 불 껐으나 재무 부담 '지속'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8일 15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아나패스'의 미국법인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손실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다 주가는 바닥을 치고 있다. 아나패스는 AI PC 수혜를 입고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해외법인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나패스의 미국법인 GCT세미컨덕터 홀딩스(GCT Semiconductor Holding, Inc., 이하 GCTS)는 올해 1분기 102억원의 손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억원에 그친다.

아나패스 관계사 지분 구조도.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GCTS는 LTE, 5G 통신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회사(Fabless Company)다. 아나패스는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2013년 339억원을 투입해 GCT세미컨덕터 지분 37%를 확보했다. 


아나패스는 오랜 기간 GCTS의 미국증시 상장에 공을 들였고 지난해 3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스팩합병과 이후 추가 출자,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지분율은 다소 변했지만 아나패스는 현재 GCTS 지분 16.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나패스가 대규모 투자를 한 이후 GCTS는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4년 21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도 100억원 이상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이어지다 보니 완전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GCTS의 자본총계는 -961억원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GCTS의 재무 악화가 모회사인 아나패스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GCTS는 아나패스의 관계기업이어서 GCTS가 대규모 순손실을 내면 지분법손실이 발생한다. 지난해 아나패스의 지분법손실은 76억원이었으며 2020년에 182억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아나패스는 GCTS에 대해 채무보증도 서고 있다. GCTS 손자회사인 지씨티리써치가 하나은행 및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82억원에 대해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 중이다. 아나패스는 해당 182억원을 유동충당부채로 분류하고 있다.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아나패스의 미국법인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GCTS의 주가도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해 상장에 성공한 3월 장중 주가는 56달러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1.06달러(27일 미국 현지 시각)로 떨어졌다. 98% 하락한 수준이다. 투자자 손실과 경영진 책임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경호 아나패스 대표는 GCTS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GCTS는 이달 1100만달러(약 150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서며 한숨은 돌린 상태다. GCTS는 이달 중순 미국현지업체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전액 운영자금 목적이다. 재무 부담이 고조되는 와중에 유동성 위기는 넘겼다는 평가다.


다만 실적 개선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GCTS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5G 통신칩 양산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아나패스는 올해 하반기 5G 통신칩을 양산하면 모멘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일정이 지속 연기된 만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나패스는 GCTS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대규모 출자와 자금 대여, 금융지원 등을 제공한 만큼 추가적인 재무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아나패스 관계자는 "이번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조달했고 유상증자 참여 등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올해 하반기 5G 칩을 양산하게 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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