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츠, IPO 때 약속했던 128억 투자 미뤄
올 상반기서 미확정으로 변경…美 관세·전기차 캐즘 등 발목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7일 17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츠의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점선으로 표시된 곳이 2공장 증축 부지. (사진=위츠)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켐트로닉스의 자회사 위츠가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밝혔던 대규모 투자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연기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상장으로 조달한 128억원 전액을 올 상반기부터 순차 집행할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과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복합적 이유가 현지 투자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위츠는 이달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하노이 공장 증축 계획과 표면실장기술(SMT) 설비 확충 계획은 현재 이사회 결의 등으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1년 이내에 특정 생산시설 등의 신설이나 매입 등을 개시할 계획에 해당되지 않아 이번 보고서 제출 시에는 생략한다"고 밝혔다.


위츠는 지난해 11월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IPO로 확보한 자금 모두를 시설과 설비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총액은 128억원이다. 우선 시설투자는 베트남 하노이 공장의 유휴면적 8100㎡(2450평)을 활용해 2공장을 증축하는 방안으로 올해와 내년 두 차례에 걸쳐 총 74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54억원은 전장 모바일 무선충전기와 전장 전력통신제어모듈, 전기차 유선 충전기 생산 확대를 목표로, 총 3개 라인의 SMT 설비 구입에 쓰기로 했다. 삼성전자 1차 벤더사인 위츠는 그동안 무선충전모듈 등 모바일 사업에 주력해오다가 2023년 전장 충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번에 베트남 공장 증축과 SMT 설비 투자를 공언한 건 전장 사업으로 힘을 더 싣겠다는 의도다.


당시 위츠는 이 같은 투자 시점을 올 상반기로 세웠다. 위츠가 지난해 11월5일 금감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회사는 "주 사업 제품인 모바일무선충전RX의 경우 주 고객사인 S전자(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무선충전기능 확대가 예상되고, 2023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전장 사업이 2025년부터 본격 매출이 확대됨에 따라 신규 생산시설 확충이 요구된다"며 "2공장 증축은 2025년 상반기 시작해 2026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SMT설비는 2025년 상반기 내 투자 및 셋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 들어 투자 흐름에 대한 변화가 감지됐다. 위츠는 지난 3월14일 금감원에 2024년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2공장의 증축은 올해 시작해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할 계획이고, 2025년 내 SMT 설비 투자 및 셋업 일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어 최근 1분기 보고서를 통해서는 최소 1년 동안은 해당 투자건을 집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셈이다. 이는 베트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전기차 캐즘 장기화를 고려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베트남에 대해 46%의 초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 오는 7월9일까지 이를 유예하기로 했다.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의 40~50% 정도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미국과 베트남 양국의 관세 협상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유예 종료 이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국이 아닌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위츠로서는 대규모 현지 투자 시점을 미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베트남 투자가 당초 전장 사업 확대를 목표로 추진됐던 만큼 전기차 캐즘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투자 연기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위츠 관계자는 "베트남 하노이 2공장 증축 부지는 이미 확보했다"면서도 "아직 증설을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시설·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하반기 착공한다면 현지 정부 당국의 인증이나 허가 등을 고려, 완공까지는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1공장과 달리 2공장에서는 전장용 제품 생산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공모 자금 활용 방안은 이전에 발표했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