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I사 점검DB글로벌칩, 미래사업 낙점한 PMIC "진척 더뎌"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DB하이텍의 팹리스 자회사인 DB글로벌칩이 신사업으로 전력관리반도체(PMIC)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PMIC가 실적 개선의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DB글로벌칩은 올해 1분기 매출 328억69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15억5300만원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는 지난해 4분기 557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부터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풀인(pull-in, 선구매)' 효과가 나타나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미중 관세 분쟁으로 반도체 업계에서 1분기에 풀인 효과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DB글로벌칩은 그 영향을 일찍 받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DDI 사업에 신규 진입한 만큼 2분기부터는 OLED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B글로벌칩은 최근 휴대폰용 OLED 구동칩인 'TED'(TCON Embedded Driver IC)'를 양산해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해당 칩은 갤럭시 A26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웃을 수만 없는 실정이다. DB글로벌칩은 삼성디스플레이, BOE 등에 DDI를 공급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의 납품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DDI 업계에서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DDI 공급사였던 매그나칩은 국내 경쟁사들의 공급망 진입으로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자 올해 결국 DDI 사업을 청산하기도 했다. LCD 주요 생산국인 중국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내재화'를 내걸며 DDI 사업 분야로 침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선 관계자는 "DDI 분야에서 중화권 경쟁사들과 경쟁 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DDI 사업이 본업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DDI 시장 규모가 2023년 95억달러(13조264억원)에서 2030년 75억달러(10조2855억원)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에 DB글로벌칩은 지난해 DDI 사업의 경쟁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스플레이 PMIC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B하이텍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디스플레이 PMIC를 미래 사업으로 제시하고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DB글로벌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PMIC 설계 인력에 대한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관련 과제를 시행하는 등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양산 계획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PMIC는 전자기기의 필요한 부분에 전략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칩이다. 최근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서 밝기와 화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PMIC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PMIC 시장은 2023년 312억달러(42조7408억원)에서 2034년 579억달러(79조3172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지만, 모회사인 DB하이텍의 주력 사업 중 하나가 PMIC 생산인 만큼 DB글로벌칩의 PMIC 사업이 전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DB글로벌칩이 설계한 PMIC를 DB하이텍이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파운드리를 운영하는 DB하이텍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DB글로벌칩의 신사업인 PMIC는 연결 실적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DDI 업계 경쟁의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PMIC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현재 PMIC 사업에 대해 발표될 만한 진척 사항은 없는 것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에 회사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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