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이 선·중·후순위 주관사로 참여한 배곧신도시 내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가 내년 초로 연장됐다. 지난 2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부실채권 부담이 컸던 사업장인 점을 감안하면 극적 만기 연장이라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장된 만기 내 채무 이행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배곧 프라임센터 개발사업의 새 사업주체 두진건설은 최근 PF대출 잔액 1055억원의 만기를 연장하는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기존 2025년 5월25일이던 만기는 8개월 연장된 2026년 1월25일로 늦춰졌다.
배곧 프라임센터 개발사업은 기도 시흥시 배곧동 295-3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10층, 지식산업센터 117실, 기숙사 110호실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은 두진건설(2024년 8월 준공)이 맡았으며 최근 원 시행사 노크앳더도어의 채무불이행으로 사업장 채무를 인수하고 사업을 이끌게 됐다.
신촌새마을금고 등 50여개 새마을금고와 JB우리캐피탈과 현대차증권(비지씨제일차), BNK투자증권(더블에스동인제이차)이 현재까지 선순위(540억원)·중순위(240억원)·후순위(140억원) 대출의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이 중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사의 유동화증권 채무 인수 등으로 신용을 보강하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건 EOD가 발행한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사업을 시작했지만 금리 인상과 지식산업센터 공급 과잉 등으로 분양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지난 2월25일 대출원금 및 이자 상환 실패로 EOD가 발행했다.
두진건설은 EOD에 대해 "본 사업은 분양률을 60%까지 끌어올렸으나 수분양자의 할인요구 등으로 인해 계약 잔금 납입 및 입주가 지연되고 있다"며 "사업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EOD가 있었을 뿐 분양률이나 원리금 상환과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등 PF를 주관한 증권사들은 시행사의 EOD 등으로 PF 유동화 사모사채를 차환발행하지 못할 경우 이를 인수하는 신용공여(우발채무)를 제공했다. 부실채권의 인수로 손실 확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리면서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240억원, 140억원의 손실이 예상됐다.
하지만 사업 주체가 변경되고 대주단과의 협의 끝에 해당 PF의 만기를 내년 1월로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 대출원금 미상환으로 발생한 연체 이자와 대출이자 등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한 것이다. 상세한 대출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부실채권 인수 부담에 놓였던 주관사들은 이번 PF 만기 연장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분양대금 회수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마음을 놓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식산업센터 수요 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주단이 또다시 만기 연장을 해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위험이 큰 사업들이 후분양 등으로 전환하며 본PF 전환에도 EOD 징후가 나타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며 "추가 채무 인수로 손실이 늘지 않도록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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