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회장의 1년 반
'비은행장 출신' 회장의 비은행 계열사 성적표는
②순이익 기여도 40%대로 독보적…보험·증권·캐피탈 ROE 지속 개선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7일 0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현황.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2023년 8월 양종희 회장이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됐을 때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은행장 출신을 중용하는 흐름에서 벗어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양 회장과 경합을 벌였던 허인 전 부회장은 약 4년 동안 국민은행장을 지냈다.


KB금융이 양 회장을 선택한 것은 그룹의 미래 전략에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KB금융 비은행 사업 확대를 이끌었던 양 회장이야말로 차별화한 방향으로 그룹을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2명은 은행장 출신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신한은행장과 하나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손태승 전 회장은 우리은행장을 거쳤다.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은행장 출신이 금융지주 회장직에 올랐던 경우가 많다. 은행이 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실적 기여도도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KB금융은 1년6개월 전 비은행장 출신인 양 회장에게 그룹 지휘봉을 맡겼다.


금융지주가 미래 비전과 경영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출신과 이력은 단순한 배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당장 비은행장 출신 회장은 은행장 출신과 비교해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에 관심을 더 크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양 회장은 취임 이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비은행 계열사도 직접 방문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를 살뜰히 챙기고 있다. 당장 올해 3월에만 해도 비은행 계열사를 방문해 1분기 실적을 놓고 임원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지주사 회장의 직접 방문은 실적 압박 등 요인도 될 수 있지만 계열사 임직원에게 '본사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등 동기 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이환주 KB라이프 사장을 국민은행장에 발탁한 일을 두고도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비은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은행장에 오를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경영 성과에 대한 강력한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양 회장의 지속적 관심 속에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는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외형 확장보다 내실 강화에 힘을 실으며 비은행 부문에서도 특히 수익성 제고를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올해 1분기 기준 42%로 집계됐다. 2023년 말(34%)과 비교해 8%포인트 높아졌다.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KB금융의 성과는 더욱 도드라진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등은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30%에 못 미쳤다.


계열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수익성 지표는 대체로 개선됐다. 특히 KB손해보험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3년 12.67%, 2024년 14.20%, 2025년 1분기 23.19%로 크게 상승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23년 2.11%에서 2025년 1분기 3.07%로 높아졌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ROA는 총자산 대비 순이익 비율로 자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낸다.


KB증권과 KB라이프생명, KB캐피탈 등도 ROE와 ROA가 대체로 오르며 체질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KB국민카드와 KB자산운용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KB국민카드의 ROE는 2023년 7.49%, 2024년 8.01%, 2025년 1분기 6.45%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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