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WM포럼]
커지는 경제 불확실성, 변동성 헤쳐나가기 위한 자산관리 전략은
위험·안전자산별 선별 투자전략 세워야…가상자산·미국 부동산 투자 등도 주목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3일 09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WM포럼을 개최했다. 이승호 딜사이트미디어그룹 이사회 의장이 포럼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최근 자산관리(WM) 시장의 중요 화두 중 하나는 변동성이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에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자본시장전문미디어 '딜사이트'는 거시경제 전망을 비롯해 가상자산 및 부동산 등 분야별 투자 전략을 통한 전반적인 자산관리 방향성을 모색했다. 


딜사이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한 '2025 WM(자산괸리)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주요 금융·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전략을 재점검하고 변동성 속에서 향후 나아가야 할 올바른 해법 등 논의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승호 딜사이트미디어그룹 이사회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자산관리 시장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유례없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차기 대통령 선거 본격화로 국내 변동성이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주요국의 금리 정책 변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등 다양한 대외 변수들이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의장은 "이로 인해 주식, 채권 등 기존의 투자 수단 외에도 가상자산,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 수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져 가는 시점에서 이 자리가 전문가들의 폭넓은 지식과 다양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윤여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강병하 웨이브릿지 CIO(최고투자책임자), 박진우 플래티넘프로퍼티 한국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박양수 원장은 '피크 코리아 극복 위한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망', 윤여삼 팀장은 '변동성 확대 시대, 투자전략은'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병하 CIO는 '디지털 자산 시장과 글로벌 기관 동향', 박진우 대표는 '글로벌 부는 왜 미국으로 향하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가상자산과 해외 부동산 투자전략을 각각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딜사이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WM포럼을 개최했다. 첫 번째 세션을 맡은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원장이 '피크 코리아 극복을 위한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한국 경제, 퍼펙트 스톰 위기…'퍼스트 무버'로 재도약 가능"  


첫 연사로 나선 박양수 원장은 국내 거시경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단계가 정점에서 쇠퇴기로 들어서는 '피크 코리아'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6·3 대선 이후 집권할 새 정부가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첨단산업 및 기후기술 같은 신산업 중심으로 성장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원장은 피크코리아의 근거와 관련해 "한국의 주력 산업과 생산 시스템은 탄소중립 등에는 취약하다"며 "저출생과 고령화 등의 사회적 문제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피크 코리아에 트럼프 정부 재집권,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 등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복합 경제 위기)'이 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첨단산업과 기후기술 분야의 성장을 통해 이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봤다. 박 원장은 "첨단산업과 기후기술 같은 신산업의 생산 시스템은 내생적 성장(기술 혁신과 진보가 촉진하는 경제 성장) 메카니즘이 작동한다"며 "같은 노동과 자본을 투입해도 다른 산업보다 기술 혁신, 규제 완화, 시장 선점 등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사회적 갈등 및 이해관계 충돌이 적인 성장산업 중심의 산업정책 수립을 제안했다. 그는 "경제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기본 생존권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부채 주도 성장으로 흐르지 않는 거시경제 정책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성장 동력 확보와 탄소중립 달성 등에 초점을 두고 신산업 정책을 실시하면서 시장 역동성이 높아지도록 규제 완화도 병행해야 한다"며 "저출생과 지역소멸, 탄소중립 등 복합적인 문제는 포괄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딜사이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WM포럼을 개최했다. 두 번째 세션을 맡은 윤여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이 '변동성 확대 시대, 투자전략은'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안전자산 투자→미국, 위험자산 투자→글로벌…"위기에서 기회 찾아야"


윤여삼 팀장은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생존 가능한 투자 방향은 결국 위기를 기회로 삼는 방식이 주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안전자산은 미국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위험자산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자산관리 전략으로 꼽았다. 


윤 팀장은 "무역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평균 펀더멘털(기초체력) 모멘텀이 미국보다 더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무역협상으로 글로벌 경기 모멘텀 회복될 경우 수혜는 미국이 아닌 타 국가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윤 팀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과 중국을 재정 탄력성이 기대되는 국가로 꼽았다. 우선 유럽은 독일을 중심으로 인프라·방산 기업들이 재정 확대 수혜를 입으며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항생테크 역시 유럽 증시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상승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관련 투자 기회 역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고 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윤 팀장은 "현시점에서는 채권 보다는 주식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 더 적절하다"며 "다만 추경이 실제로 시행되더라도, 장기금리가 2% 후반대까지 반등해야 장기적 관점에서 채권 투자가 매력적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성장성과 정책 모멘텀이 부진하는 진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 등 위험자산은 하반기 연준의 금리인하가 실제로 단행된 이후, 추세 전환 시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윤 팀장의 조언이다. 


대신 미국 채권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윤 팀장은 "현재는 미국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우려가 동시에 존재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조차 의심받고 있는 국면"이라며 "이러한 시점이 오히려 미국 채권 투자에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부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이 안전자산의 지위를 회복한다면 금 가격 대비 부진했던 채권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딜사이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WM포럼을 개최했다. 세 번째 세션을 맡은 강병하 웨이브릿지 CIO가 '디지털 자산 시장과 글로벌 기관 동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비트코인 현물 ETF, 금 ETF 추월…"국내 기관투자자 위한 제도 정비 절실"


가상자산 투자의 경우 최근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관련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강병하 CIO는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가 글로벌 제도권 금융의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며 가상자산 투자의 실효성을 이젠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웨이브릿지가 지난해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운용 규모는 190조원에 이른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만 176조원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고 있어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의 92.6%를 차지하고 있다. 


강 CIO는 "미국의 경우 지난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후 11개월 만에 금 ETF 상품의 AUM을 따라잡았다"며 "지난해 말 기준 금 ETF AUM이 900억달러(약 124조원)에 육박했는데 최초 출시 후 86개월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ETF AUM의 증가세를 고려하면 국내 시장은 2030년쯤엔 약 31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CIO는 이러한 성장세가 비트코인 자체의 변동성이 꾸준히 낮아지는 현상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그는 "2014년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뒤로 연평균 54%의 수익률을 기록해왔으며 이는 주요 자산군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의 4% 정도만 비트코인에 할당해도 높은 위험조정수익률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도 가상자산 관련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올해 1월 기준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가상자산 관련주에만 7093억원을 투자하고 있고 국민연금(NPS)도 블랙록, 코인베이스 등에 701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게 강 CIO의 설명이다.


강 CIO는 그런 만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직접적인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금융정책의 제도적 개선이 선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가상자산에 투자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싶어도 가상자산 투자 시 여러 가지 자본비율 상 패널티가 있어 쉽지 않다"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다른 글로벌 시장 대비 빠르게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ETF 투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딜사이트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WM포럼을 개최했다. 네 번째 세션을 맡은 박진우 플래티넘 프로퍼티 한국대표가 '글로벌 부(富)는 왜 미국으로 향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뉴욕 맨해튼, 계단식 반등할 것…멀티패밀리·프라임 콘도 주목"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박진우 대표는 글로벌 자산가들이 미국 뉴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안정적 자산 보존 수단으로 미국 프라임 부동산이 재조명되면서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코로나 이후 눌려 있던 뉴욕 맨해튼의 콘도 가격이 금리 인하와 함께 계단식 반등에 나설 것"이라며 "과거 리세션(경기 후퇴) 직후마다 반복됐던 고급 주택 가격 상승 패턴이 이번에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뉴욕 맨해튼의 핵심 투자 매력은 ▲법제도의 안정성 ▲임대 수요의 견고함 ▲자산가치 방어력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자본은 분산되지 않았으며, 미국 부동산 특히 뉴욕 맨해튼은 제도적 신뢰와 재산권 보호, 달러자산이라는 안정성 때문에 계속해서 돈이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맨해튼은 계단식 사이클을 갖고 있어 가격 하락 시 방어력이 강하고, 반등 시 회복 탄력도 크다"며 "특히 금융위기나 코로나 시기 이후 가격 반등폭도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하며, 이는 현재도 유효한 흐름"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자산가들의 투자 패턴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녀 유학 또는 임대수익 목적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글로벌 라이프'를 누리는 투자자들이 500만~1000만달러 수준의 콘도를 세컨하우스로 사들이고 있다. 센트럴파크 인근 초고급 브로커 하우스에서도 이제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될 정도다.


박 대표는 "현대차와 삼성 등 한국 대기업들도 최근 플랫아이언, 트라이베카, 센트럴파크 인근에 전략적 자산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보다는 멀티패밀리, 프라임 콘도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지 관리 체계, 개발사 신뢰도, 지역 젠트리피케이션 흐름 등을 꼼꼼히 따져야 장기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기관에서 많이 투자한 커머셜 오피스 빌딩 역시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임대료 상승 추세, 그리고 입지적 프리미엄이 뒷받침될 때만 투자 가치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2025 WM포럼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