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포스트 리보세라닙' 성장 축 재편 속도
HLB제넥스·뉴로토브·펩…실적·기술력 앞세워 계열사별 신사업 드라이브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2일 18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대수 HLB뉴로토브 대표(왼쪽부터), 김도연 HLB제넥스 대표, 심경재 HLB펩 대표가 22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HLB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령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HLB가 '포스트 리보세라닙'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미래성장동력을 구체화했다. 실적 기반의 산업용 효소사업부터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펩타이드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 및 기능성 화장품까지 각 계열사별 전략을 통해 신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력과 수익성을 고루 갖춘 파이프라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이후의 성장 축을 빠르게 재편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도연 HLB제넥스 대표, 김대수 HLB뉴로토브 대표, 심경재 HLB펩 대표는 22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3회 HLB 바이오포럼'에서 각 사의 기술 경쟁력과 사업 방향성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김도연 HLB제넥스 대표는 산업용 특수 효소를 중심으로 수익 기반을 다진 성과를 소개하며 회사의 경영 철학과 함께 미래 구상을 밝혔다. 특히 그는 3대 경영 원칙으로 ▲유동성 확보 ▲수익성 강화 ▲미래 비전 제시를 제시했다.


현재 HLB제넥스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과산화수소 분해 효소 '카탈라제'와 갈락토올리고당 합성 효소 '락타아제'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자회사 지에프퍼멘텍을 통한 세라마이드·비타민K2도 안정적 수익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당사의 카탈라제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에 공급되고 있다"며 "이것은 태양광 패널 사업에도 쓸 수 있으며 여기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HLB제넥스는 카탈라제, 락타아제 두 개의 캐시카우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07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생산설비의 가동률이 30~50% 수준임에도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확대되더라도 추가 자본적지출(CAPEX)은 필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HLB제넥스는 바이오 회사지만 돈을 버는 회사다. 안정적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우리의 본질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HLB제넥스가 실적 기반의 안정 성장을 강조한 반면 HLB뉴로토브는 미래 가치를 중심으로 한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대수 대표가 이끄는 HLB뉴로토브는 근긴장이상증과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경구용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 ▲파킨슨병 치료제 'NT-3'다. NT-1은 전임상을 마치고 올해 10월 국내 1상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NT-3는 2027년 임상 개시를 목표로 전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NT-1은 '먹는 보톡스'로 기존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과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다"며 "파킨슨병 모델 원숭이에서 NT-3 투여 후 단 2일 만에 도파민 기능 회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NT-3는 희귀 유전성 신경계 질환 'SCA42ND' 치료제로도 확장이 기대된다. 김 대표는 "미국 보스턴소아병원에서 세계 유일의 환자 치료 가능성에 주목해 내년 연구자 임상을 협의 중"이라며 "카이스트와 HLB 그리고 그룹 내 자회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해당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략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HLB뉴로토브가 난치성 뇌질환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HLB펩은 보다 다각화된 전략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심경재 대표가 이끄는 HLB펩은 펩타이드 기반 신약 및 CDMO, 기능성 화장품 등 다각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펩타이드 기반 비만 치료제 AGM-217(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기전)의 영장류 실험을 준비 중이며 HLB제약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을 활용해 월 1회 투여 방식의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펩타이드 기술을 접목해 흡수율을 극적으로 개선한 커큐민 기반 화장품을 올해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커큐민은 항염·항산화 기능이 뛰어나지만 지용성이라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피부 흡수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심 대표는 "당사의 특허받은 펩타이드를 접합한 결과 수용성이 크게 향상돼 피부 적용 효율이 극대화됐다"며 "이미 여드름과 민감성 피부 개선에 대한 인체적용시험도 완료됐다"고 전했다. 


CDMO 사업부문에서는 연간 5000종 이상의 펩타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다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 채널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대표는 "현재 장성과 오송 두 곳의 GMP 공장에서 펩타이드 API를 생산 중이며 이들 시설은 국내 최초로 GMP 인증을 획득한 공장"이라며 "미국 FDA 기준의 cGMP 인증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르몬 기반 펩타이드 원료의약품(API)를 중심으로 국내 제약사들과의 협업 임상도 다수 진행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에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심 대표는 "상용화된 대부분의 펩타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를 통해 5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현재 오송 공장 증설에도 본격 착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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