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中법인 '고성장'…美 고객사 직접 납품
1분기 매출 538억원, 영업이익 113억원 기록…중·고다층 MLB 비중↑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6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이수페타시스)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이수페타시스 중국법인이 미국 고객사에 납품하는 고다층인쇄회로기판(MLB)이 늘어나면서 이수페타시스 실적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본사는 초고다층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법인은 중·고다층 고부가 MLB를 생산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본사를 거치지 않고도 중국법인이 고객사에 직접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수페타시스 중국법인의 호실적이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후난법인은 올해 1분기 538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368억원,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수페타시스 전체 매출은 2524억8986만원, 영업이익은 476억8412만원인데, 영업이익의 23%가 중국법인에서 창출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후난법인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013년 설립 이후 매 분기 100억~2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던 중 2021년 2분기 첫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이후 2022년 203억원, 2023년 152억원, 2024년 184억원으로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난법인 내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중·고다층 MLB 제품 생산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사에 고부가가치 기판이 필요한 스위치 물량이 집중되면서 본사에서 생산하던 미국 고객용 서버 기판을 후난법인이 대신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난법인에서 생산하는 12층 이상의 중다층 MLB 물량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56%였던 중다층 MLB 비중은 2023년 62%, 2024년 54%, 올해 1분기에는 7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후난법인의 미국 빅테크 관련 매출도 확대되는 추세다. 우선 지난해부터 오라클 서버 관련 다층 기판 물량이 확대되면서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후난법인은 본사가 생산하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고객사의 서버 MLB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이수페타시스는 HDI 기술을 MLB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데, 후난법인에서도 HDI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DI는 고밀도 회로를 통해 작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법이다. 이를 MLB에 적용할 경우 기존 적층 방식보다 신속하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데다 열을 분산하는 것도 용이해 데이터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이에 후난법인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후난법인에선 본사가 생산하는 하이엔드 초고다층 MLB는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우려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후난법인 MLB 생산에 적용되는 기술력 수준의 차이가 크다"며 "기판 산업은 인력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중요한 사업인 만큼 본사와 후난법인의 제품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MLB 기판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지만 이는 하이엔드 기판에 한정된 문제"라며 "이에 중국 공장 캐파 증설도 아직 급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제품이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 기술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거나 표준화가 진행될 경우 후난법인으로 생산 이전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중국 공장에서 이윤을 더 뽑아낼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엔드 제품 중에서도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기술이 알려진 제품에 대해선 후난법인으로 생산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현재 후난법인에서 하이엔드 제품은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난법인이 이수페타시스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직접 납품할 수 있도록 고객사 검증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미중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후난법인의 생산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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