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 롯데온, 흑자전환 가시권 진입
신선식품·오카도 떼고, 패션·뷰티에 총력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17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 = 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롯데쇼핑의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이 흑자 전환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2023년 '소방수'로 선임된 박익진 대표 체제 이후 사업 구조 재편과 비용 효율화를 중심으로 한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온은 2018년 롯데쇼핑의 e커머스 사업부로 출범했다. 2019년 통합 플랫폼 '롯데 ON'이 도입됐고, 2020년에는 기존 롯데닷컴 앱을 흡수한 '롯데온'을 공식 론칭했다. 당시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강자들이 급부상하면서 롯데는 백화점·마트·슈퍼 등 계열사별로 분산됐던 온라인 채널을 하나로 통합하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그래픽 = 신규섭 기자)

그러나 출범 초기 기대와 달리 실적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플랫폼 경쟁력 부족, 5% 미만의 낮은 시장 점유율, 고정비 중심의 운영 구조 등 구조적인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롯데온은 2020년 948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 1558억원, 2022년 15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5000억원을 웃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2023년 12월 박익진 대표를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MIT 박사 출신의 박 대표는 맥킨지, 한국씨티은행, 현대카드, ING생명 등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에서 오퍼레이션 총괄을 맡은 전략 운영 전문가다. 그는 롯데온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정상화를 위한 재편 작업의 지휘봉을 잡았다. 


취임 이후 박 대표는 사업 구조 전반에 대한 손질에 나섰다. 2024년 10월에는 신선식품 사업을 롯데마트로 이관했다. 기존에는 오프라인은 롯데마트, 온라인은 이커머스사업부가 맡는 이원화 구조였으나 이를 롯데마트로 일원화해 운영 효율을 높였다.


같은 시기 롯데온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의 협업 사업도 마트 사업부로 넘겼다. 오카도 협업은 2030년까지 약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와 인력·운영비가 수반되는 프로젝트로 롯데온이 감당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컸다. 실제로 오카도 투자비용을 포함한 롯데온의 영업손실은 2026년까지도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을 정도다. 사업 이관으로 롯데온은 고정비와 인력 부담을 줄이고 핵심 역량 중심의 경영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몸집을 가볍게 한 롯데온은 패션과 뷰티 중심의 버티컬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조직 개편을 통해 '뷰티실'과 '패션실'을 신설하며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올해 3월에는 뷰티 세일 라인업 '뷰세라'를 먼저 선보였고, 5월에는 패션 세일 라인업 '패세라'를 결합한 대형 기획전 '뷰세라X패세라'로 확대 진행했다. 뷰세라X패세라의 경우 5월 첫 주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구매자 수는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 전략도 병행 중이다. 지난 3월 정식 오픈한 '엘타운(L.TOWN)'은 롯데그룹 유통·식품·서비스 등 12개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혜택을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월간롯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롯데온은 이를 위해 '시너지마케팅팀'과 '게이트웨이 TFT'를 신설하고 그룹 자원 연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용 구조 개선 작업도 병행됐다. 롯데온은 조직 슬림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또한 7월에는 본사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 테헤란로의 공유오피스로 이전하며 고정비 절감에 나섰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재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온의 영업손실은 2022년 1559억원에서 2023년 856억원, 2024년 685억원으로 축소됐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85억원으로 전년 동기(224억원)에서 크게 감소해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이 조직 슬림화와 핵심 사업 집중 전략을 통해 적자 폭을 빠르게 줄여내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 재편 흐름이 이어진다면 수년 내 흑자 전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흑자 전환 전망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적자 폭을 줄인 1분기의 흐름을 이어가 최대한 빠른 시점에 흑자 전환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선식품과 오카도 사업 이관의 영향도 일부 있었지만, 수익성 개선은 롯데온 자체 전략에 따른 결과가 더 크다"며 "특히 버티컬 사업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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