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메리츠證, 브로커리지 성과에도 전산운용비 투자 '아쉬움'
토스증권 수탁수수료, 메리츠증권 예탁자산 증가…전산장애 반복 '옥에 티'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0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 전경. (출처=브라이튼 여의도 분양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토스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올해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분야에서 각자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다만 개인고객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홈트레이딩시스템) 이용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잦은 전산장애 오류라는 불명예도 함께 안았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수탁수수료 수익 90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75.1% 증가했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 60곳의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증가율 0.6%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중심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사업 확대 성과를 거두면서 수탁수수료 수익 증가를 견인했다. 실제로 토스증권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수탁수수료 수익에서 해외주식을 포함하는 외화증권 비중은 95.5%(867억원)에 이른다.


토스증권은 2021년 3월 출범한 뒤 같은 해 12월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사업을 시작했다. 그 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 빠른 환전 서비스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눈길을 끌면서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흐름이 지속되면서 관련 사업 기반을 착실하게 쌓은 토스증권도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전년동기대비 20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는 다른 증권사도 눈독을 들이는 사업 분야다. 시장 규모 자체가 성장 중인 데다 순위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토스증권이 지난해 11월께 브로커리지 터줏대감 격인 키움증권을 제치고 월간 거래대금 기준 점유율 1위에 오른 전례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메리츠증권 역시 리테일(개인금융) 사업 강화의 핵심 축으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내년 12월까지 비대면 전용계좌 'Super365' 이용자의 국내·미국 주식수수료 및 달러 환전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한 이유기도 하다.


개인고객 확보를 위해서라면 당장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수탁수수료 수익은 1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2% 감소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메리츠증권의 1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해외주식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 관련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도 해외증시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본래 목표인 고객 확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IB(기업금융)부문 대표는 14일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리츠증권의 월간 해외주식 거래 약정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Super365 이용자의 예탁자산도 1분기 기준 7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메리츠증권은 같은 기간 개인고객의 주식 예탁자산 27조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동기대비 22.7% 증가한 수준이다.


토스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올해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와 관련해 좋은 일만 겪었던 것은 아니다. 양쪽 모두 해외주식과 관련된 온라인 시스템 전산장애가 거듭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의 불만을 샀다.


토스증권은 3월 해외 종목 정보 조회 오류가 발생했다. 그 뒤 이달 들어 9일에는 시스템 점검 오류에 따른 접속 불가 전산장애가, 12일에는 일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이용 고객의 접속 불가 오류가 각각 터졌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2월 미국 주식 주문 오류에 이어 올해 4월 애플리케이션 주문 오류, 5월 미국 정규장 시간대의 주문 매매 오류 등이 잇달아 발생했다. 별개의 문제이지만 올해 2월에는 미국 주식 합병비율 산정 오류로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이용자의 트래픽 증가에 따른 전산장애 가능성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과 연관된 전산운용비를 더욱 많이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두 증권사의 1분기 전산운용비 및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토스증권 71억원(91.9%), 메리츠증권 39억원(21.8%)이다. 같은 기간 국내 자기자본 20위권 증권사의 전산운용비 증가율 8.7%보다는 높다. 


그러나 토스증권의 경우 높은 수탁수수료 수익 증가율을 고려하면 전산운용비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와 비교해 전산운용비 증가율이 유지될지를 놓고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전산운용비는 130억원이었는데 2023년보다 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산운용비에는 MTS의 UI(유저인터페이스) 개편이나 기능 추가 등도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전산장애 예방 및 대응에 쓰이는 금액은 더욱 적을 것"이라며 "트래픽 확대는 전산장애 발생 가능성과 비례하는 만큼 더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증권사가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올린 점을 고려하면 전산운용비 확대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64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48.1% 증가한 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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