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일감 45%' 한화엔진, STX엔진 인수 검토 등 '사업다각화'
조선업 호황 중속 엔진사업 강화 필요성, 김동관 부회장 조선·방산 지배 확대 효과도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1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화그룹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한화엔진이 한화오션과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 실적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화엔진도 수혜를 보는 구조다. 조선업 호황 국면에서 한화엔진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STX엔진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최대주주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도 원활한 매각을 위해 지분을 줄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82억원, 223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8.5%, 14.9% 증가하며 순항했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2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기업으로 대형 상선에 탑재되는 저속엔진을 제조한다. 한화임팩트가 최대주주(32.8%)로 있다. 선박 제조기업 한화오션이 조선업 호황 속에 매출을 늘리면서 엔진 계열사인 한화엔진 매출도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조143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7.6% 증가했다.


내부거래를 뜻하는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도 늘었다. 올해 1분기 한화엔진이 한화오션 상대로 거둔 매출은 147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12%였다. 한화그룹 계열 편입 이후 거래액을 늘려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엔진은 한화오션·삼성중공업과의 거래로 대부분 매출을 일으킨다.


호실적 이외에 인수합병(M&A)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조선 호황기에 시장에서 STX엔진 인수 대상자로 한화엔진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한화엔진은 저속엔진 제조업체로 중속 엔진의 STX엔진은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한화엔진은 전신 HSD엔진 시절 중속엔진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생산했으나 지금은 라이선스만 유지한 채 생산은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언제든지 사업을 재개할 동력으로 꼽히는 대목이다.


한화그룹의 승계 관점에서도 STX엔진 인수는 매력적인 카드의 하나로 평가된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중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조선·방산부문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엔진을 잇따라 인수한 것은 김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와 맞닿아 있었다. STX엔진 인수를 통한 엔진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조선부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김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로도 연결된다.


경쟁사 HD현대그룹과 비교하면 한화그룹의 엔진사업 경쟁력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 HD현대엔진으로 엔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중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엔진이 중속 엔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대주주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지분 매도 행렬도 매각 정지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 5% 이상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최대주주가 된 유암코의 지분율은 2022년 말 84%에서 지난달 기준 70%까지 하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을 줄이면서 인수합병(M&A)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STX엔진은 독일 MAN사 계열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데 한때 중속엔진 시장 세계1위를 기록했다"며 "조선 호황기에 한화그룹이 탐낼만한 기업이다"고 평했다. 한화엔진 측은 STX엔진에 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확장 방안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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