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최윤범 정석기업 투자, 한진그룹 상속세용 파킹딜"
"본업 무관 부동산 관리·임대 기업 투자…회사자금 유용 대표 사례"
고려아연 경영권 경쟁구도.(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고려아연이 정석기업 지분을 한진칼에 다시 넘긴 것을 두고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한진그룹 상속세 재원마련을 위한 주식 파킹 거래"라고 비판했다. 최윤범 회장이 개인 목적으로 고려아연 본업과 무관한 투자를 통해 한진그룹을 지원한 것이라며 회사 자금을 유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16일 "한진칼이 정석기업 주식을 4년 만에 고려아연으로부터 사왔다"며 "지난 2021년 최 회장이 중학교 동창 지창배 대표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집행한 정석기업 지분 투자가 한진그룹 상속세 재원마련용 자금지원을 위한 주식 파킹 거래였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 2021년 3월 한진그룹의 부동산 관리·임대업 계열사인 정석기업 지분 15만469주(12.22%)를 원아시아의 투자목적 회사인 '재규어제1호유한회사'에 481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아연은 재규어제1호유한회사를 보유한 원아시아의 '저스티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지분 99.2%를 소유하고 있는 출자자(LP)다. 2023년 원아시아는 저스티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청산하고 정석기업 지분을 고려아연 측에 넘겼다.


이후 한진칼은 '일반주주'로부터 정석기업 비상장주식 15만 469주(12.22%)를 520억원에 취득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영풍과 MBK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시작 후 원아시아 의혹을 제기하며 정석기업 지분 투자는 최 회장의 한진그룹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돕기 위한 파킹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러한 지적에 대해 최 회장 측은 투자 가치가 있는 기업에 대한 정상적인 투자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완납 후 7개월 만에 고려아연이 투자 원금을 돌려 받는 수준에서 정석기업의 지분을 한진칼에 매각함에 따라 이번 거래가 파킹딜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영풍·MBK의 판단이다.


고려아연의 정석기업 지분 투자 차액은 4년간 39억원 수준이다. 원아시아에 대한 관리보수와 양도세 등을 감안하면 내부수익률(IRR)은 무위험자산인 국채 5년물의 4년 평균 수익률 3% 보다도 낮을 것으로 영풍·MBK는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3%대로 고려아연 자금을 대여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영풍·MBK 관계자는 "경제적 이익을 바라본 투자라는 최 회장 측 변명이 무색해졌다"며 "정석기업 주식 투자는 고려아연 본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업에 최 회장 개인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유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4년 만에 투자 원금을 돌려 받는 수준의 거래를 함으로써 자본시장 업계에서 그동안 의심했던 한진그룹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마련용 자금지원을 위한 주식 파킹 거래였음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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