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코스닥…VC 투자 사이클, 순환해야 활성화"
민경욱 거래소 본부장, '규모의 성장', '지수 하락' 동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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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VC 사장단 연찬회에 참석해 '코스닥 시장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다.(사진=김현호 기자)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민경욱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코스닥시장 본부장)이 코스닥 시장의 성장과 한계를 동시에 거론하며 벤처캐피탈(VC) 투자 생태계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메종 글래드 제주에서 열린 VC 사장단 연찬회에 참석한 민 부이사장은 '코스닥 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그는 "1996년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시장 가치가 7조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규모는 약 370조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코스닥 시장이 양적 성장을 이루고 기업공개(IPO) 활성화, 상장문호 확대를 통해 모험자본시장의 핵심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이 주목받았으나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과 바이오기업, K-컬쳐를 선도하는 여러 문화 콘텐츠 기업이 혁신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05년 도입한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미래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들을 지원해 국가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한 이후 상장기업은 지난해까지 총 248개사를 기록했고 공모금액은 6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민 부이사장은 "거래소는 상장을 마친 기업들에 공시 컨설팅과 간담회를 상시 진행한다"며 "효율적 내부공시체계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IR 및 컨설팅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를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리서치 보고서 제작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는 약 33%의 기업이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주가가 하락했고 연말에는 (비중이) 76%까지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등 우량기업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해 지속성장을 해쳤다"며 "기관과 외국인 등의 투자 참여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10조원에 달한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4월에는 7조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투자자가 금이나 가상자산 등 대체투자를 선호해 (코스닥 시장을) 외면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수는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있어 큰 문제는 아니지만 (투자가) 외면당하는 건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이는 업계와 당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민 부이사장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 "VC의 투자로 기업이 성장하고 이를 회수한 후 재투자가 되는 사이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거래소는) 기술 평가 제도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보완하고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는 등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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