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빅조선 임대' HD한국조선해양, 보증한도 늘렸다
임대계약 8년·지급보증한도 1500억→5200억…상선 건조 등 사업 영역 확대 전망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4년 5월 14일 필리핀 대통령 관저(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버러스 캐피탈과 수빅 조선소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하는 행사를 가졌다.(제공=HD한국조선해양)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 아길라 수빅조선소(Agila South·수빅조선소)를 임대 중인 자사 필리핀 법인(HD Hyundai Heavy Industries Philippines)에 대한 지급보증 한도를 5200억원가량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HD한국조선해양이 2031년까지 수빅조선소 부지를 일부 빌려 해양 및 상선 물량 제작에 활용할 계획인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채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필리핀 법인의 수빅조선소 임대차 계약 이행 대한 보증 한도를 종전 1억500만달러(1500억원)에서 4억7500만달러(6670억원)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 수빅조선소와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임대계약 기간은 2024년 1월부터 2031년 12월까지로, 만 8년이다.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10㎞ 떨어진 수빅만에 위치해 있다.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2006년 세운 이 조선소는 2019년 조선업 불황 여파로 가동을 중단했고 현재는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탈이 소유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설립한 필리핀 법인에 수빅조선소 임차인 지위를 넘겨주는 대신 1억500만달러 규모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보증기간은 임대기간과 동일한 2031년 12월까지다. 일반적으로 모회사의 지급보증은 해외 계열사의 신용도를 보강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 확장 차원에서 이뤄진다. 


이같은 결정은 도크(배를 만드는 작업장) 운용 효율화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조선업이 호황기로 접어들면서 도크 스케줄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신규 물량을 소화할 도크를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지자 해외 제작기지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급보증 한도를 증액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 IR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의 수주잔량(남은일감)은 인도기준 742억달러(104조원)에 달한다. 향후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은 도크를 포함 수빅조선소의 3분의 1에 이르는 부지를 임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 및 필리핀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활용 중이나 지급보증 확대와 임대기간 등을 고려하면 군함 및 상선 건조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수빅조선소 활용 방안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빅조선소의 3분의 1가량을 임대해 사용 중"이라면서도 "지급보증 한도 확대와 관련해선 현재 협의 중인 사안으로 배경 등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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