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금리인하까지…회사채 시장 '한산'
크레딧스프레드 연초 대비 안정적…수요는 여전, 비우량채도 등장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1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5월 회사채 시장이 눈에 띄게 한산하다. 1분기 실적 공시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 대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발행 시점을 조율하면서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은 SK리츠, 메리츠금융지주, GS파워, KB증권 등 총 12곳에 불과하다. 지난 4월 약 40곳이 수요예측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회사채 발행은 통상 1분기 실적 공시 일정과 맞물려 주춤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금리와 정책 변수까지 겹쳐 관망세가 더 뚜렷하다.


시장 전반의 위험 프리미엄을 보여주는 크레딧 스프레드는 다소 축소된 모습이다. AA-등급 3년물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는 12일 기준 약 58bp로, 한 달 전 56.7bp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연초 68.4bp 대비로는 확연히 낮아졌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시기를 조율하는 상황 속에서도 수요는 여전하다. 이에 우량물 위주의 선호가 이어지던 가운데, 최근 비우량채도 발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도 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면서, BBB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견조함을 보인 영향도 반영됐다.


(그래필=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지난달 21일 수요예측에 나선 한진칼(BBB+)은 500억원 모집에 1900억원의 주문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대로 증액해 발행하면서도 민평금리 대비 하단으로 금리를 결정했다. 뒤이어 같은 등급의 발행사들이 수요예측 시장에 속속 진입 중이다. 같은 그룹인 한진은 이달 중 2년물 250억원, 3년물 500억원 등 총 7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며,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이밖에 CJ CGV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HL D&I 한라 역시 이달 중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국고채의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크레딧물 전반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유인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는 기업들로 하여금 발행 시점을 늦추게 만들고 있다. 시장에선 오는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4.25~4.50%)했지만, 한국은 성장 둔화가 뚜렷해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는 물가 재상승 리스크보다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한은이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금리 불확실성도 기업들의 발행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일 13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올해 국고채 발행량은 기존 계획 대비 9조5000억원 늘어난 207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에는 추가 추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채 발행 증가와 경기 둔화 완충 효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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