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글로벌 제약사 MSD가 한국을 과학 중심의 신약 개발 거점으로 삼고 국내 바이오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 도입과 병용 임상은 물론 초기 연구 단계부터 공동개발까지 전방위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MSD는 상업성보다 과학적 타당성을 우선한다는 원칙 아래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연구개발이 강점인 한국 바이오산업을 전략적 동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BIO KOREA 2025)'에서 MSD는 '한국 바이오제약 산업의 육성: 글로벌 협력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MSD는 그간 진행해 온 리서치 데이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국내 연구진과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알버트 한국MSD 대표는 "한국 바이오기업의 경쟁력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고 대규모 기술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MSD는 단순한 지사가 아닌 글로벌과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허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수의 바이오벤처와 접촉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MSD는 2023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KHIDI-MSD 리서치 데이'를 열고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링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큐리언트 등이 참여한 해당 행사는 리서치 데이를 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MSD 전략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진흥원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 실질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며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파트너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과의 협력도 리서치 데이에서 출발했다. 2020년 한미약품은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약 1조원 규모로 MSD에 기술이전 했고 현재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같은 해 MSD는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 기술을 총 4조7000억원 규모로 도입했다.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효소 'ALT-B4'를 기반으로 한 해당 기술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 제형 개발에 활용되고 있으며 올해 승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야시로 코지 한국·일본 BD&L 총괄은 "한미약품의 MASH 치료제는 현재 2b상을 순항 중이며 알테오젠과의 키트루다SC 프로젝트는 연내 승인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에이비엘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티움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메드팩토 등 다양한 한국 기업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MSD는 종양뿐 아니라 당뇨, 망막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타깃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항체-약물접합체(ADC), mRNA 백신, 펩타이드, 단백질 분해제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파트너십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상업성보다 과학적 타당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한다. 항상 '이 과학이 말이 되는가(Make sense)?'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며 "MSD의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지난해 36건으로 국내 최다를 기록했다. 초기 임상 비중이 절반에 달할 만큼 과감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MSD는 이런 과학 중심 전략을 토대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협력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MSD 주요 임원들은 한국 산업의 경쟁력으로 빠른 의사결정, 높은 기술 수용력, 과감한 연구개발 태도를 꼽았다. 야시로 총괄은 "한국 기업은 새로운 표적에도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며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접근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역량이 자사 파이프라인 확대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 MSD는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야시로 총괄은"파트너십은 MSD의 성공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며 "지난 7년간 30곳이 넘는 기업과 새롭게 협력 관계를 맺었고 이 중 약 20%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좋은 기술과 과학적 기반을 갖춘 기업이라면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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