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 3개월 만에 공모채 시장 찾는다
단기차입 급증 속 유동성 확보 행보…7월 300억 규모 사모채 만기 앞둬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9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화에너지가 3개월 만에 다시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최근 단기차입금 증가로 재무적 부담이 확대된 데다 채무 만기 일정이 겹치면서 장기 자금 조달 수단인 공모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12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만기구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700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일자는 주관사와 협의 중이며, 발행 예정일은 내달 2일이다.


이번 발행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 공모채 발행 당시 1000억원 모집에 7060억원의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한화에너지는 1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은 연초 효과와 더불어 한화 그룹 계열사에 대한 신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모채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5곳으로 구성됐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 딜에 자주 등장하던 키움증권이 이번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번 주관사단 구성은 IPO(기업공개) 주관사단과 동일하게 꾸려진 모습이다. 


자금 사용처는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등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3년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이율 4.936%)가 오는 7월 말 만기를 앞둔 만큼 이에 대비한 조달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한화에너지의 단기차입금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화에너지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조5000억원으로 전년(약 4조7000억원) 대비 8000억원가량 증가했다. 2022년 2조7000억원 수준이던 단기차입금(유동차입금)은 지난해 말 4조원으로 집계돼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재무적 압박 가능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단기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모채를 비교적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공모채 시장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1월(1500억원), 5월(2000억원), 10월(1500억원) 세 차례에 걸쳐 공모채를 발행했다. 2012년 첫 회사채 발행 이후 2022년까지 10년 동안 여덟 차례 회사채를 찍으며 꾸준히 시장을 찾았지만, 1년 간 세 차례 발행은 처음이다. 올해도 두 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만큼 한화에너지가 자금 조달 수단으로써 공모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는 A급 신용등급에 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투자 수요가 탄탄한 편"이라며 "다만 단기차입 확대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시장 접근 전략과 재무건전성 유지 사이에서 균형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화에너지 차입금 추이 (그래픽=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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