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카카오뱅크가 이자이익 하방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저원가성 예금을 중심으로 수신을 확대하는 전략에 힘을 싣는다. 올해 금리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하락이 예상되면서 2%대 순이자마진(NIM)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출비교와 광고 등 매출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수경기 악화를 고려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인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NIM 하락은 불가피하겠으나 연간 2%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는 계절적 특성상 수신잔액이 크게 늘었다"며 "향후 저원가성예금을 중심으로 수신 규모를 확대하는 가운데 대출 성장률을 최대한 높여 효과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의 NIM은 올해 1분기 2.09%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0.09%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수신 확대로 인해 지난 2023년 말 2.38%에서 2024년 말 2.16% 등으로 꾸준히 내리는 추세다.
권 CFO는 NIM 하락 배경에 대해 "여신 잔액이 수신 잔액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비금리부 자산인 단기금융펀드(MMF) 중심의 자금운용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하락한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부자산과 부채의 수익률이 오르면서 순이자스프레드(NIS)는 전분기 수준인 2.17%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신 잔액은 60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했다. 모임통장 잔액이 9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0% 증가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여신은 7.6% 성장한 44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이자수익이 전년동기 대비 소폭(0.6%) 감소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예대율은 73.3%로 전분기 대비 5.3%포인트 하락했다. 권 CFO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침이 이어지고 있으나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규제완화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로 올해 연간 대출 성장룔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수신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연말까지 예대율은 7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CFO는 연체율 관리 방향성에 대해 "올해 1분기는 연체율이 낮은 SGI서울보증의 전월세대출 상품의 비중이 증가하며 자산건전성 제고로 이어졌다"며 "다만 올해는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연체율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위변제가 가능한 보증서 대출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하반기 담보대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또 최근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선해 변별력을 높인 만큼 우량한 중저신용자 고객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자이익의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전략이다. 권 CFO는 "올해 1분기 플랫폼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776억원으로, 대출비교수익과 광고수익이 각각 113%, 40%씩 성장한 영향"이라며 "올해 보금자리론 등을 비롯한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해 연간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15%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권 CFO는 글로벌 사업의 현황과 계획에 대한 질문에 "지분투자를 진행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론칭 후 올해 3월 말 기준 326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흑자를 달성했다"며 "태국 가상은행은 인가신청 후 오는 6월 예정된 후보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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