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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 신한자산운용 팀장 "선제적 투자할 수 있는 ETF 주목해야"
① 경기 사이클 고려한 상품 개발…"저평가 구간에서 투자 가능하도록 출시"
SOL 조선TOP3플러스, 업황 좋아지며 재조명…1년간 약 11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5일 17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ETF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트렌트에 맞춰 새로운 ETF를 설계하고 상장한다. 딜사이트는 견실한 ETF 산업의 성장과 건전한 ETF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ETF 유튜브 채널 <ETF네버슬립>과 ETF 뉴스레터 <ETF네버슬립>을 운영하고 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이 3월 13일 <딜사이트>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시장이 순환할 때 투자자들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미리 갖춰놓는 것."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지난 3월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신한자산운용의 목표에 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자산운용사의 본래 역할에 집중해, 타사와의 경쟁보다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신한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진출한 건 2021년이다. 4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상대적 후발주자다 보니 다른 자산운용사에 비해 상품 숫자도 적다. 이런 배경에서 신한자산운용은 보다 독창적이고 차별성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팀장은 "대형 자산운용사와 규모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신한자산운용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있다"며 "어떤 분야라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때 바로 담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게 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중요한 건 타이밍


신한자산운용의 대표 상품 중 하나는 SOL 조선TOP3플러스다. 국내 조선업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그 이름처럼 3개 핵심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게 특징이다. 2일 기준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HD현대미포, HD현대중공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상장 시기다. 이 상품은 2023년 10월에 상장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반응이 미미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조선업 집중 투자 상품이었지만, 워낙 인공지능(AI) 열풍이 강하고 미국에 투자심리가 뜨거웠기에 외면 받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업황이 활기를 띤 덕분이다. 당시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상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해운사들의 선박 수요가 높아졌다. 여기에 친환경 선박 전환과 노후선박 교체 수요도 지속됐다. 이에 발주가 늘어나면서 조선업체들에는 순풍으로 작용했다.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자 이는 자연스레 투자 열기로 이어졌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저렴한 에너지 사용을 강조했고, 이 연장선에서 화석 연료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화석 연료 투자가 확대되면 LNG선 발주가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 재건을 외치며 국내 조선업체들과의 공조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처럼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자 국내 조선업에 투자하는 SOL 조선TOP3플러스도 새삼 재조명됐다. 이 상품은 올해 1월 순자산(AUM) 6000억 원을 돌파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 반도체와 2차전지 외 섹터에서 순자산 5000억 원을 넘어선 상품이 나온 건 처음이다. 게다가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져 5월 들어서는 8000억 원도 넘어섰다.


이에 관해 박 팀장은 "투자자들 관심이 없을 때는 내놓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지만,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한 상품이라고 생각해 출시했다"며 "실제로 업황이 좋아지고 실적이 뒷받침해주면서 투자자들도 알아봐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판매자가 아니라 구매자의 마음으로


이 사례는 신한자산운용의 철학을 잘 나타낸다. 통상 상품 제공자는 상품이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타이밍에 출시하고자 한다.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다. ETF가 투자하는 기업이나 섹터, 테마 등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때 상장하려 한다. 규모를 키우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자산운용은 투자 자금을 모으기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저가매수해 성과를 낼 수 있는 타이밍에 선보였다. 즉, 판매자보다 구매자의 입장을 더 고려한 셈이다.


실제 신한자산운용은 다른 자산운용사와 다소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기회가 있는 기업이나 섹터, 테마를 발굴해 상품을 만들고 있다. 박 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미국 중심의 ETF만 주로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투자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을 꾸준히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팀장은 "시장 흐름을 고려한 상품을 선보이고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이런 부분에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쌓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진짜 기회가 되는 분야를 찾아내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일 때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다음은 다시 2차전지?


이러한 맥락에서 신한자산운용이 주목하고 있는 건 2차전지다. 박 팀장은 "2차전지 열풍이 잦아들기는 했지만, 수요가 둔화되는 시점일수록 기술 혁신이 더 부각될 수 있다"며 "실제 반등했을 때도 차세대 2차전지나 새로운 소재 중심으로 성과가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올해 초 선보인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 ETF도 2차전지, 그중에서도 미래 먹거리라 불리는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밸류체인과 기존 배터리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 요소인 실리콘 음극재 밸류체인을 두루 담고 있다. 2일 기준 삼성SDI,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대주전자재료, 나노신소재, 포스코퓨처엠 등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다.


이 상품은 상장 직후 관심을 모았지만 최근에는 다소 부진한 주가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관세라는 변수까지 겹쳐 2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냉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상승을 기대할 만한 재료가 남아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 구축을 발표했으며, LG디스플레이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속도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은 관련 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2차전지가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에는 4680 배터리가 다수 탑재됐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도 이제 막 성장 국면에 들어선 만큼 속단해서는 안 되지만 수요 증가 자체는 2차전지 업계에 순풍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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