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투자 포트폴리오]
웰투시, 인수 2년차 '웰랑'…IPO 재도전 잰걸음
R&D 조직 재정비·오디오 앰프 IC 수요처 확대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9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웰랑 2024년 실적 현황(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부장)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기업 웰랑이 사업 구조 재편과 신사업 확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체계를 정비하고 AI가전과 차량용 반도체 등 수요처를 다변화하며 외형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웰랑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0억원, 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5%, 영업이익은 13.6%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48.9% 늘어났다.  


이번 실적 감소는 반도체 단가 하락에 따른 외형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실제 출하 물량은 전년보다 늘어났다. 일시적 가격 조정에 따른 영향인 만큼 반도체 평균단가가 회복되면 실적 역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웰랑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2002년 디엠비테크놀로지로 출발해 2017년 웰랑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웰랑은 오디오 앰프 집적회로(IC), 디스플레이 백라이트 솔루션 등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수의 TV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오디오 앰프 IC는 2018년 웰랑이 처음 개발한 제품으로 해당 부문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웰랑의 최대주주는 웰투시인베스트먼트리빌딩챔피언제3호주식회사로 지분 93.9%를 보유하고 있다. 웰투시는 2023년 8월 웰투시 리빌딩챔피언 제1호 PEF를 활용해 약 830억원에 웰랑을 인수했다.  


(제공=웰랑 공식 홈페이지)

인수 이후 웰투시는 내부 연구개발(R&D) 체계와 경영 구조 재편에 나섰다. 먼저 LG전자 부사장 출신인 최승종 대표를 선임했다. 그는 LG전자 입사 이후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부문인 SIC(시스템반도체) 센터에서 근무하며 디지털 TV 분야의 핵심 기술을 개발 및 상용화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다. 


웰랑은 신사업 확장과 제품 상용화 준비를 위해 추가 채용을 진행하며 연구개발 인력을 보강했다. 열악했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무실을 이전하고 대규모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 등 연구개발 환경 정비에도 나섰다. 


이후 기술력은 갖췄지만 시장성이 떨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과감히 정리하고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웰랑의 주력 상품인 오디오 앰프 IC의 수요는 최근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에는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가 기본으로 탑재되고 있으며 게이밍 모니터도 자체 스피커 내장 모델이 늘어나는 추세다. 웰랑은 이러한 시장 흐름을 맞춰 TV 중심에서 벗어나 공급처를 넓히기 위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웰랑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대학 연구팀과 함께 로봇 관절 제어용 오디오 칩 국산화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로봇 관절은 정해진 파형을 일정하게 반복 출력해 움직임을 제어하는 구조로 소리를 일정한 파형으로 증폭해 전달하는 오디오 앰프와 기술적 유사성이 크다. 


두 분야 모두 신호를 정밀하게 다루고 왜곡 없이 안정적으로 출력하는 회로 설계가 핵심이다. 웰랑 입장에서는 기존 아날로그 IC 설계 역량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는 영역으로 판단했다. 해당 과제는 정부가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웰랑은 이를 통해 기술 확장과 새로운 응용처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웰투시는 지난해 웰랑의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예비심사 과정에서 자진 철회했다. 무리하게 상장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신제품 상용화와 외형 성장 가시화를 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었다. 미니 LED 드라이버 IC 등 현재 개발 중인 신제품들을 매출에 반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웰투시는 이르면 2026년부터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웰투시가 웰랑을 인수한 뒤 시장성과 수요 기반이 약한 R&D 과제는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수요처로 확장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며 "인수한 지 1년 반이 채 되지 않은 만큼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면서 향후 상장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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