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부영주택, 현금흐름 악화에 차입 '눈덩이'
3년 연속 1000억대 손실…지난해 단기차입금 1조5220억원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 사옥. (제공=부영그룹)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부영그룹의 실질적인 사업회사인 부영주택이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에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며 차입금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악화된 현금흐름을 만회하고자 차입금을 늘리고 있지만 금융비용 부담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지난해 13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1615억원) 적자전환한 뒤 2023년에도 1637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수익이 상대적으로 저조해진 데다 판매관리비의 지출이 많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거듭된 손실에 현금흐름도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3577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을 늘리는 형국으로, 지난해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554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영업활동에서 빠져나간 현금을 차입 등 재무 쪽에서 보충하고 있는 것이다. 영업활동 현금유출이 지속되는 점은 회사의 장기적 재무건전성 악화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를 차입을 통해 만회하다보니 금융비용 상승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유출이 커진 데에는 회계기준 변경도 한 원인이다. 임대보증금으로 2917억원이 빠져 나갔는데, 전년 임대보증금으로 607억원을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1년새 5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부영주택 측은 이에 대해 "기존 적용하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임대주택건설사업자의 임대 후 분양주택에 관한 회계처리'가 적용됐으나, 지난해부터 일반기업회계기준의 일반 원칙이 적용됐다는 것. 이에 따라 비유동부채로 남아있던 임대보증금 중 일부가 유동부채로 인식되며 현금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를 고려하더라도 부영주택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영주택의 이익체력 자체가 크게 낮아진 탓이다. 단적으로 부영주택은 부동산경기침체 이전인 2021년 1조2303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유입이 있었다. 2020년 역시 1조9039억원을 기록하는 등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지속하던 회사였다. 단순히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현금유출이 아닌 부영주택의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현금창출력이 악화되면서 자연스레 차입금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단기차입금 규모만 1조5220억원으로 전년(5000억원) 대비 3배 늘어난 것이다. 부영주택은 차입 조달을 위해 보유 부동산 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3년 부영그룹의 사옥인 부영태평빌딩을 신탁 목적물로 하는 담보신탁계약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에 더해 지난해 부영명동빌딩, 한남동토지를 담보로 추가해서 차입 규모를 늘렸다.


차입을 통해 숨통은 틔었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이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하나은행을 통해 연이자율 5.11~5.84% 수준으로 단기차입금 1조5200억원을 조달했다. 부영주택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1482억원으로 전년도 1128억원 대비 354억원 더 늘었다. 영업손익이 수년째 손실인 것을 감안하면 영업활동을 통해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3년 520.4%에서 지난해 546.6%로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28.06%에서 31.2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따라 현금흐름이 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은 향후 투자활동을 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조치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그래픽 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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