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에스 경영권 갈등
김영우 측 등기이사 사임…새 투자자 '진영 갈아타기' 영향
보관 중이던 사임서, 반대 진영에 전달 추정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씨에스 해임이사 명단. (출처=전자공시시스템)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씨씨에스충북방송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던 김영우 전 대표 측 등기이사들이 전원 자진사임한 배경에 우군으로 참여한 새 투자자의 진영 갈아타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새 투자자 측이 보관하고 있던 김 전 대표 측 이사진들의 사임서를 반대 진영인 정평영 전 대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로 하고 사임서를 미리 보관하도록 한 것인 만큼 효력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씨에스는 지난 15일 윤원일, 박세락, 김세빈, 김충준, 조영재 등 총 5명의 사외이사가 자진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이중 윤원일, 박세락, 김세빈 사외이사가 김 전 대표 측의 등기이사다. 앞서 정 전 대표 측이 별도의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을 해임했던 터라 사실상 정 전 대표와 갈등을 벌이던 모든 경영진이 물러난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당장 김 전 대표 측 사외이사들이 자진사임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전 대표 측은 "정 전 대표 측이 검사인도 없이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며 이를 무효화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의 사임 처리가 이뤄진 배경에는 새 투자자로 데리고 온 자비스넷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를 비롯해 사외이사들의 사임서를 자비스넷이 보관해 두고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이를 정 전 대표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I 영상보안 솔루션 기업인 자비스넷은 애당초 김 전 대표가 씨씨에스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받기 위해 끌어들였다. 씨씨에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 최대주주가 되려면 지분 뿐만 아니라 과기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초반에는 김 전 대표와 자비스넷간의 파트너십이 유지되는 듯 했다. 김 전 대표 측이 정관상 선임할 수 있는 이사 자리에 자비스넷 추천 인사 3명을 선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정관상 선임가능 이사 원수는 총 10명인 상황인데 김 전 대표 측 이사 4인, 정 전 대표 측 이사 3인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에 따라 3인의 이사 자리를 먼저 선임해주고 향후 과기부 승인을 획득하면 추천 이사를 선임하고 김 전 대표 측 이사들이 사임하는 것으로 양측은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자비스넷 측은 그 전에 사임서라도 자신들이 지정하는 법무법인에 에스크로(보관)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전 대표 측은 지난 1월 자신을 포함한 총 4명의 사임서를 작성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전 대표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비스넷 측 추천 인사 3명에 대한 이사선임도 가결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 측의 시위 등을 이유로 제때 이사 선임 등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갈등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자비스넷 측은 자신들이 보관하고 있던 사임서를 정 전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 측은 이를 토대로 김 전 대표 측의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사임을 승인했다. 자진사임이 아니라 사실상 자진사임을 당한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법무법인에 에스크로 돼 있는 것으로 알았을 뿐만 아니라 이사들의 어떠한 동의나 승낙도 없이 이를 정 전 대표 측에 넘겼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나를 포함해 우리 측 이사진들은 협상 과정에서 인수희망자의 요구에 따라 향후 경영권의 이양을 담보하기 위해 사임서를 작성해 에스크로의 목적으로 교부한 것"이라며 "제출할 당시에는 즉각적이고 확정적인 의사표시가 아닌 조건부 의사표시였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 측은 새 투자자와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뒤 모두 사임의사 표시를 모두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내부적으로 이런 상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사임서를 처리하기 전인 지난 3월 사임 철회서를 나의 이메일로 보내왔다"며 "당시 단독대표였기 때문에 나의 사임철회의사도 내 메일로 보냄으로써 접수, 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대표 측은 "우리는 정당하게 회사로 접수된 사임서를 승인했을 뿐이며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비스넷을 1대주주로 내세우는 방안으로 과기부와 긴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는 2대 주주로 경영 최전선에는 나서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씨씨에스 경영권 갈등 9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