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김유진·이승호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E&F프라이빗에쿼티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바로 투자금회수(엑시트) 실적 쌓기다.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위해 펀딩에 나섰지만 엑시트 성과가 부족한 탓에 기관출자자(LP)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E&F PE는 올해 지금까지 투자했던 펀드의 자산을 회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렇게 쌓아 올린 트랙레코드를 토대로 3호 블라인드펀드 등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엑시트를 위한 준비는 과거부터 진행해 왔다. 우선 지난해 코엔텍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매각을 본격화했다. E&F PE는 지난해 코엔텍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59.3%에서 79.5%로 끌어올렸다. 자진 상장폐지 요건인 90%를 넘어서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상장폐지를 하지 못했다.
지난 2월 진행한 자사주 21만4280주 소각 및 감자 결정도 그 일환이다. 코엔텍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감자를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상장폐지 요건을 갖추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 감자 등은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현재 확보한 코엔텍 지분은 86.3%다.
E&F PE는 코엔텍뿐 아니라 또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인 코어엔텍을 통으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두 회사는 폐기물 처리업체라는 공통점이 있어 통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고형폐기물 재활용 업체 케이알에너지까지 묶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코엔텍·코어엔텍·케이알에너지까지 통매각할 경우 매각가는 2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F PE는 2020년 코엔텍을 4200억원, 2022년 코어엔텍을 5400억원, 2023년 케이알에너지를 117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E&F PE는 매각 방향에 대해서는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 통매각하게 되면 높은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매물 덩치가 커져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원매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개별 회사를 각각 매각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자회사 매각 딜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E&F PE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세부 업종이 다르긴 하지만 폐기물 분야에서 진행 중인 딜인 만큼 인수후보자 및 매각 과정, 매각가 등 M&A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다른 포트폴리오 세라믹 소재 전문 기업 쎄노텍은 엑시트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지난 2017년 646억원에 사들인 E&F PE는 인수 7년째인 지난해 4월 쎄노텍을 매물로 내놨다.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과 접촉하는 등 원매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쎄노텍은 최근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15억원, 10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23년 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업구조 개편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쎄노텍은 E&F PE 품에 안기기 전까지 광산업 비중이 큰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시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남미 지역의 공장 셧다운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광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전자 분야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최근 성과를 거두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주력 제품인 세라믹 비드 사업의 매출 구조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인 2차전지 양극재 첨가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세라믹 비드는 광물 채굴부터 반도체 및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2차전지 등 전기전자 산업까지 물질 분쇄 용도로 사용한다. 미국의 탈중국 정책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쎄노텍 제품을 찾는 고객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E&F PE는 그동안 2호 펀드 투자 집행에 집중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해당 펀드 자산을 회수하는 데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며 "주요 포트폴리오인 코엔텍, 코어엔텍 등 매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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