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임광혁 밴티브코리아 대표가 신장질환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폐와 간 등 주요 장기부전 치료까지 아우르는 '생명유지 장기치료(Vital Organ Therapy)'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환자 중심 치료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다장기 치료영역까지 통합 솔루션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조직 분사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신장 치료에 국한됐던 사업기반을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밴티브코리아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국내 출범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목표와 전략을 공개했다. 밴티브는 올해 2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박스터의 신장사업부에서 분사해 독립기업으로 출범했다. 박스터 신장사업부는 세계 최초로 상업용 인공 신장과 복막투석 용액을 출시했다. 현재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매일 100만회 이상, 국내 기준으로는 하루 3만회 이상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되고 있다. 임직원 수는 국내는 약 200명이며 글로벌 기준으로는 2만3000여명 규모다.
이날 임광혁 대표는 "새로운 밴티브는 신장치료 분야의 리더십을 넘어 생명유지 장기치료 전문기업으로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폐와 간 등 주요 장기부전 치료에서도 혁신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치료의 장벽을 허무는 디지털 솔루션과 환자 중심 서비스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가 치료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밴티브는 현재 복막투석, 혈액투석,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등 세 가지를 핵심 치료 축으로 삼고 있다. 복막투석은 복강 내 삽입한 관을 통해 투석액을 주입·배액하며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다. 또한 자동복막투석(APD) 기기와 디지털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을 결합한 시스템을 통해 치료 지속성과 자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 시스템은 환자가 데이터를 입력하면 병원이 원격으로 확인해 조기 대응이 가능한 구조로 의료진의 판단을 돕고 환자의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혈액투석부문에서는 인체 신장 기능에 보다 근접한 '확장된 혈액투석(Expanded Hemodialysis)'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혈액투석은 동정맥루를 통해 체외로 혈액을 빼내 기계로 정화한 뒤 다시 체내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보통 주 3회 병원에서 4시간씩 시행된다. 해당 제품은 별도 추가 세팅 없이 기존 장비로 사용 가능하며 혈액 투석 시 물과 전기 사용량을 절감해 환경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CRRT는 중환자실에서 시행되는 치료로 혈압이 불안정한 급성 신손상(AKI) 환자에게 24시간 동안 천천히 혈류를 정화하는 체외 순환 방식이다. 밴티브는 이 분야에서도 글로벌 치료 표준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패혈증, 폐, 간 등 다(多)장기 치료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전문가 의견도 이어졌다. '투석 치료의 현재와 미래: 환자 중심 치료'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용철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복막투석은 말기 콩팥병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 치료법으로 특히 정기적인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 시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혈액투석과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아 모니터링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는데 밴티브가 개발한 디지털 재택 모니터링 솔루션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CRRT는 혈압이 불안정한 중환자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밴티브는 이 분야에서도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며 환자 치료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밴티브는 향후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치료 환경 개선과 자동화 솔루션 고도화, 다장기 치료 적용 확장 등을 통해 생명유지 치료의 전반적인 혁신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으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글로벌 차원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 효율성 제고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R&D 아이디어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국 주요 의료진들로부터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개선 사항이나 의료 현장의 요구들을 수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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