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중부CC 매각…오너家 소유토지도 포함돼
'애경자산관리 소유' 유휴부지 19만6000평 원매자 물색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부CC 전경(출처=중부CC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애경그룹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 중인 골프장 '중부컨트리클럽(CC)' 매각에 오너일가 소유토지가 함께 포함됐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의 골프장·관광휴양지·기타체육용지와 '애경자산관리㈜' 소유의 유휴부지를 함께 매각한다는 골자의 투자안내문을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자산관리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이 100%인 회사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현재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중부CC의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중부CC는 애경케미칼의 100% 자회사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이 운영하고 있는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은 작년 139억원의 매출과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토지와 페어웨이, 건물 등 유형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674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애경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차입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 이에 외부기관에 자산유동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을 맡긴 결과 중부CC를 우선 매각자산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CC는 우수한 입지 덕에 선호도가 높아 애경그룹의 알짜 부동산 자산으로 평가 받는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부CC의 홀당 매각가를 1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정KPMG가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투자안내문에 따르면 중부CC 관련 매각 대상은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이 보유한 ▲골프장 약 33만1000평(109만4718㎡) ▲관광휴양지 약 4만2000평(13만9224㎡) ▲기타체육용지 약 3000평(9934㎡) 등이다. 해당 문서는 해당 지역이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연수원·테니스장·눈썰매장·베이커리 카페·골프아카데미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눈에 띄는 점은 매각 대상에 애경자산관리 소유의 유휴부지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의 면적은 약 19만6000평(65만145㎡)로 곤지암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구역 외 지역이다. 애경자산관리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장남 채형석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100% 보유한 개인회사다. 결국 애경그룹은 이번 중부CC 매각 과정에서 오너 소유토지를 끼워 파는 셈이다.


애경그룹은 해당 유휴부지에 대한 가격을 약 2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기준 유휴부지를 구성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수양리 산137번지(12만6149㎡)의 ㎡당 공시지가는 1만100원, 곤지암리 산30-8번지(7만7818㎡) 공시지가는 4만7500원 수준이다. 이에 해당 유휴부지의 공시지가 총액은 약 200억원에 근접해 애경그룹이 폭리를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장에서는 애경그룹 입장에서 해당 유휴부지를 동반 매각하는 편이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부CC의 추가적인 개발을 염두하고 매입한 부지를 굳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애경자산관리는 그 동안 제주항공·AK플라자 등 계열사에 실탄을 지원하며 지배력을 높여왔다. 결국 이번 유휴부지 매각대금도 향후 계열사의 제3자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유휴부지에 대한 개발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당 유휴부지가 대부분 산지와 인근 공장으로 구성된 탓에 향후 용도변경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중부CC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점을 활용해 추가적인 개발을 위해 매입했던 인근 유휴부지를 함께 매각하려는 것"이라며 "애경자산관리는 매각 대금을 기반으로 계열사 지분을 추가적으로 확보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애경그룹 관계자는 "비주력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짧게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