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검사장비
적자 전환 펨트론, HBM 장비로 돌파구 마련
SMT 사업 부진 등 영업이익 적자…HBM 공급망 진입 과제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펨트론의 웨이퍼 검사 장비 8800WI (사진출처 = 펨트론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표면실장기술(SMT) 검사 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펨트론이 반도체 장비 사업으로 외연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력 사업인 SMT 사업에서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펨트론이 올해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반도체 사업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검사 장비에 대한 퀄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으로 업계에서는 발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BM 공급망에 포함될 경우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펨트론은 2023년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펨트론의 지난해 매출은 570억465만원으로 전년 737억1579만원보다 2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엔 80억6188만원을 벌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36억2289만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실적이 공개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영업손실이 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 81억7276만원에서 지난해 49억7765만원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19억1105만원의 당기 순손실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재무 상황도 악화됐다. 유동비율은 전년 132%에서 절반인 76%로 떨어졌으며 부채비율은 130%에서 155%로 올랐다.


회사 실적이 악화된 이유로는 펨트론의 주력 사업인 SMT 검사장비 사업에서의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SMT 검사장비의 매출은 489억6144만원으로, 전년(590억9762만원)보다 101억3618만원(17.2%) 줄어든 규모다. 펨트론이 사업 다각화로 나서고 있는 반도체 검사장비 사업도 전년 136억3657만원에서 78억4796만원으로 42.4% 감소했다.


SMT 검사장비 사업에서 고전했던 이유로는 전방산업의 부진이 꼽힌다. SMT 검사 장비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도포된 납과 실장된 부품의 불량을 검출하고 원인을 분석한다. 주로 전자제품 제조시설(EMS) SMT 공정라인에 설치되며 수율 향상, 품질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펨트론의 경우 2D 및 3D 비전 광학 검사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융합된 3D 정밀 측정 검사 장비에 특화돼 있다. SMT 검사 장비 사업에서의 주요 고객은 지멘스, 콘티넨탈, 플렉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전방 산업 부진으로 주 고객사인 유럽과 미주 지역 EMS 업체 수주가 줄었다. 게다가 러시아·이스라엘 고객사의 경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매출 변동성 증가로 펨트론 실적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검사 장비 사업도 고객사 퀄테스트가 지연되며 지난해 3분기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올해 SMT 검사 장비 업황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펨트론은 반도체 검사 장비 매출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펨트론은 SMT 검사 장비 사업에서 역량을 키운 3D 정밀 측정 검사 기술을 바탕으로 2016년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반도체 검사 장비 사업은 점점 탄력을 받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주력 상품은 와이어 본딩 검사 장비인 ZEUS, 메모리 모듈 검사 장비 MARS, 웨이퍼 검사 장비인 8800WIR다. 검사 장비들이 점점 납품처를 늘려가며 매출 비중도 늘고 있다. 2020년 11.9%에 불과하던 반도체 검사 장비 매출은 ▲2021년 18.6% ▲2022년 18.4% ▲2023년 18.5%로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주력 품목인 ZEUS는 국내 OSAT 기업에 납품되며 반도체 검사 장비 사업 매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현재 업계의 주목을 받는 건 MARS와 8800WIR다. MARS는 국내 OSAT 업체에 납품된 바 있지만 업황 부진으로 추가 발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마이크론에 1·2차에 걸쳐 데모 장비가 납품됐으며 3차 납품도 논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펨트론은 마이크론이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겨냥해 납품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용 3D 검사장비인 8800WIR도 펨트론 수익을 견인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펨트론은 지난해 12월 국내 업체와 해당 장비에 대한 퀄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나 2분기 초에는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800WIR은 기존 웨이퍼 패턴 검사 장비인 8800WI를 3D 검사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제품으로  웨이퍼 절단 전후로 3D로 흠집이나 휨 등을 검사한다.


해당 장비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펨트론의 반도체 장비 사업 실적을 크게 견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장비의 경우 기존 장비보다 단가가 두 배 이상 높은 만큼 매출이 발생할 경우 수익성과 마진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3D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검사 장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대규모 수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HBM 공정 내 적층 증가 등 미세 공정이 늘어나면서 검사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3D 검사 기술은 더 얇아진 웨이퍼에 대한 크랙, 휨 현상 검사에 대해 경쟁력을 갖췄다. 게다가 최근 업계에서 국산 장비 사용 확대 기조가 커지면서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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