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깨진 삼성, 당분간은 '전영현' 원톱 전망
사업부문장 대표이사 선임 전례…투톱체계 회귀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9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일 열린 주주총회서 DX 사업 전략을 발표 중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삼성전자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과 '투톱체계'를 꾸린 지 6일 만에 무산된 것이다.


이에 앞으로 삼성전자 리더십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 부회장 원톱체계로 유지될지, 아니면 한 부회장을 대신할 이를 옹립해 투톱체계로 이어 나갈지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가 전 부회장 원톱체계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한 부회장의 뒤를 이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을 맡을 인재를 물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한 부회장과 함께 복수 대표이사 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권오현 전 대표이사가 사임한 이후 복수 대표이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공동대표가 아닌 각자 대표 체계로, 각 부문별 사장이 대표이사의 권한을 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대표이사의 권한과 사업에 대한 책임을 일치시켜 사업 부문별 책임경영 체계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취지다.


이 원칙은 2021년 12월 사업 부문을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이 합쳐진 DX 부문으로, 반도체 사업을 DS 부문으로 개편했을 때에도 유지됐다. 이에 한 부회장은 2022년 경계현 전 DS 부문장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각각 사업의 양 축인 DX부문과 DS부문을 책임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투톱체계가 유지됐다. 그러나 지난해 DS 부문장이 경 전 사장에서 전 부회장으로 교체되면서 1인 대표이사 체계로 전환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다시 투톱체계로 회귀했다.


이에 대내외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투톱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한 부회장의 부재가 삼성전자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회장이 그동안 대표이사, DX 부문장 겸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으며 '1인 3역'을 해온 만큼 그의 부재는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5일(현지 시각) 한 부회장의 별세를 두고 "기업 경영에 큰 충격을 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분간은 원톱체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각 부문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투톱체계를 이어왔지만 아직 장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대표이사로서 한 부회장의 자리는 공석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직책으로 봤을 때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을 제외하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정현호 부회장의 직책이 가장 높다. 그러나 사업 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던 전례를 고려했을 때 정 부회장이 한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 부회장을 보좌하면서 동시에 한 부회장의 공백을 메워줄 인사가 누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깜짝 인사'를 단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부 임원 중에서 DX 부문장을 낙점할 것이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 상황에서 유력한 DX 부문장 후보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이 꼽힌다. DX 부문 내 스마트폰 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DX 부문을 총괄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평가다. 노 사장이 DX 부문장 겸 대표이사가 될 경우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이 그 자리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개발실장이 MX사업부장을 맡는 경우가 많은 데다 최 부사장이 1970년생인 만큼 자연스러운 인사 교체도 가능해진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도 차기 DX 부문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 부회장도 DX 부문장을 맡기 전 VD사업부장 사장을 맡은 데다 TV 분야에서 전문가로 불렸던 만큼 가능성이 있다. 용 사장은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1970년생 젊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한 부회장의 뒤를 이을 인재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엔 투톱체계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전 부회장이 반도체 부문의 전문가인 만큼 결국 나머지 한 축을 받쳐줄 인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계속해서 원톱체계로 가는 것은 어렵다. 전 부회장이 반도체 부문을 총괄한다지만 MX 사업부까지 맡는 건 무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가전·영상·스마트폰 부문 총괄을 따로 뒀다. 투톱체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현재 중국 출장 중이다. 이에 귀국한 후 관련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차기 인선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아직 후속 인사에 대해서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답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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