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아픈 손가락' 러시아 법인 흑전 기대감
순손실 2년새 1500억 이상 축소…"인력 충원 등 정상 가동 대비 준비"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전경. (제공=현대위아)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위아 유럽 첫번째 자동차 엔진 생산기지인 러시아 법인이 설립 5년차에 흑자 전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공장 가동의 발목을 잡았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법인 운영 정상화에도 한층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HYUNDAI WIA RUS. LLC) 당기순손실은 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5억원 줄어든 수치다.


불과 2년 전 러시아 법인 적자 규모가 2000억원에 육박했던 만큼 최근의 실적 회복세는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2022년 당시 러시아 법인 당기순손실은 1897억원에 달했다. 현대위아는 2021년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엔진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10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착수했다. 러시아 법인은 현대위아가 유럽에 처음으로 세운 생산기지다.


러시아 법인이 지난해 적자폭을 크게 줄이면서 올해는 흑자 전환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러시아 법인은 남은 재고로 생산한 엔진을 현지 기업에 공급해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엔진 납품처는 2023년 말 현대자동차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로 알려져 있다. 현재 러시아 가동률은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법인은 현대위아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공장을 돌리기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현대차의 경우 현지 사업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공장 매각 과정에서 '바이백(재매입)' 조항을 확보해둔 채 시장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 장부가액은 '0'에 그치는 점은 그간의 경영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러·우 전쟁이 터진 2022년에는 가동 중단 여파로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 손상차손 1111억원을 인식하기도 했다. 손상차손은 자산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때 그 차이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를 뜻한다.


러시아 법인은 올 들어 러·우 전쟁이 종전 기류를 띠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다. 현대차가 연내 러시아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이 오는 12월까지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근 기아·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러시아 법인 인력 모집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현대위아 역시 향후 러시아 공장 정상 가동에 대비해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현대위아의 경우 전기 엔지니어 등 현지 인력을 충원 중이다. 종전 이후 러시아 법인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시설 유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 법인 운영이 재개되면 현대위아 실적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위아의 핵심 공급처가 될 현대차가 시장에 복귀한다는 가정 하에 러시아 법인 연간 매출은 4000억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재고 물량 생산 및 공급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재고 소진 가능성은 없다"며 "러시아 법인 운영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 재무현황. (그래픽=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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