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사업보고서]
삼성전자
모바일AP 매입액 2년째 10조대…4년새 두배 늘어
퀄컴 의존 심화…연내 폴더블폰 엑시노스 채택 관측도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딜사이트 기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매입액이 2년 연속 10조원대를 기록했다. 자체 개발한 칩 '엑시노스'의 채택이 줄고 미국 퀄컴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4년 새 매입 규모는 2배 가까이 불어났다. 회사 내부에서는 외부 부품 사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엑시노스 사업에 대한 위기감도 감지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연내 출시될 폴더블폰 신제품에 엑시노스를 탑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여전히 수율과 성능 문제는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지난해 10조93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1조7320억원)보다 6.8% 줄어든 수치지만 2020년(5조6356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 6조2116억원, 2022년 9조3138억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2023년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돌파했다.


모바일 AP 매입액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는 엑시노스 채택 축소와 퀄컴 칩 의존도 심화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1년 자체 모바일 AP 브랜드 엑시노스를 선보인 이후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해왔다.


그러나 2022년 출시된 '갤럭시S22'에 탑재된 '엑시노스 2200'이 발열과 전력 효율 저하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듬해 출시된 '갤럭시S23'에는 퀄컴 칩이 전량 탑재됐다. 지난해 나온 '갤럭시S24'는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만 '엑시노스 2400'가 일부 채택됐고, 올해 출시된 '갤럭시S25'에서는 다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전량 채용했다. 당초 '엑시노스 2500' 탑재가 추진됐지만 수율 저하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엑시노스 채택이 줄고 퀄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칩 구매 협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 칩의 고성능화가 진행되면서 제조 단가도 상승 추세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제조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외부 조달 비중이 커질수록 수익성 압박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엑시노스를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AP 점유율은 5%에 그쳤다. 2022년 2분기(8%)보다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위 미디어텍(36%)과 2위 퀄컴(26%)은 물론, 애플(18%)과 유니SOC(11%)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특히 엑시노스를 개발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올해 초부터 사업 부진을 이유로 경영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9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엑시노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주 지적이 제기됐다. 내부 채택 축소에 따른 시장 입지 약화로, 엑시노스의 중장기 전략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가 기존 바(Bar) 타입에서 처음으로 폴더블폰에 적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보급형 폴더블 모델인 '갤럭시Z 플립 팬에디션(FE)'이나 차세대 '갤럭시Z 플립·폴드 7'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엑시노스 전량 탑재보다는 퀄컴 칩과의 병행 채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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