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별세 소식에 회사 임직원들 사이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전해진 비보인 만큼 조문객들은 황망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한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대선배이자 동료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회사 경영진·임직원들의 추모 행렬이 계속됐다. 공식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검은 옷을 입은 임직원들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애도했다.
한 부회장의 예기치 못한 비보에 회사 안팎에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한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활발한 일정을 소화해왔다. 특히 지난 19일 그의 마지막 공식 외부 활동이 된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직전 유럽 출장을 다녀왔고, 주총 직후에는 중국으로 이동해 가전 박람회 'AWE 2025'를 방문했다.
당장 내일(26일)은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신제품 발표 행사인 '웰컴 투 비스포크 AI'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비전,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비보로 행사는 28일로 연기됐다.
이날 조문은 오후 1시부터였으나,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오전 11시58분경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에 가장 먼저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전경훈 DX부문 CTO 사장이 12시37분경 사장단 중 첫 번째로 빈소를 찾았고, 그 뒤를 이어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김현석 전 CE(옛 생활가전)부문장 사장이 도착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찬희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조문을 마친 후 "정말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영진 외에 DX부문 임직원들도 빈소를 찾았다. 검은 옷을 입고 굳은 표정을 한 채 발걸음을 옮겼으나,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조문 직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김용관 DS 경영전략담당 사장, 최시영 전 파운드리사업부장도 각각 3시8분, 21분경 도착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후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 노희찬 전 경영실장,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전직 임원들도 방문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철기 VD사업부 영상마케팅팀장, 최원준 MX사업부 사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도 연이어 빈소를 찾았다. 이영희 사장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 황망하다"고 답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날 오전 LG전자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5시40분경 빈소로 향했다. 그는 "전자 산업에 오랫동안 기여를 해주신 분"이라며 "참 훌륭하신 분이 너무 일찍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주총이 끝난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한 부회장에 대해 "한국의 전자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며 "지난 37년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도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평한 바 있다.
아울러 오준호 전 레인보우로보틱스 CTO, 이혁재 삼성전자 사외이사, 김한조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등도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지난해 고문으로 물러난 경계현 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해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오후 6시30분경 방문해 "믿기지 않는다. 할 말이 없다. 지난주에 식사도 같이 했는데"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재 중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당장 귀국해 조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멀리서나마 고인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