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대표 "FC-BGA, 손익분기점 달성 내후년"
유리기판 사업화에도 속도…TGV 기술 난제 존재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1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부사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FC-BGA(플립칩 볼그레이드 어레이)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 2개 업체의 승인을 받아 양산에 들어갔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간 투자 규모가 컸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점은 내후년으로 예상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부사장은 2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답했다. 신사업으로 점찍었으나 그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던 FC-BGA에 대한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문 대표는 "양산은 난이도가 가장 쉬운 PC용부터 시작했다"며 "이후 서버용으로 확대하기 위한 인증 절차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올해 안에 1~2개의 인증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FC-BGA는 기존 와이어 본딩(WireBonding)이 아닌 범프(Bump)를 사용하는 플립칩(FlipChip) 방식을 통해 고집적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AI 가속기용 첨단 반도체 기판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대해서는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양산 중인 제품들의 경우, 고객사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보니 저희에게 당장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관세 부담이)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고객들은 멕시코에서 100%를 생산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도 생산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국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저희가 가진 여러 생산 거점을 활용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객과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공장은 오는 7월에 완공해, 10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등 광학솔루션 부문이 전체 매출의 83.95%를 차지할 정도로 해당 분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 카메라 모듈 업체들이 원가를 낮추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회사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회사측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LG이노텍은 지난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투자를 많이 진행하는 한편,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다 보니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가 악화된 건 아니다. 내년부터 감가상각이 줄어들면 수익으로 실현될 것이라 믿고 있다며 "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경쟁이 심한 제품들은 베트남 공장으로 이원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광학솔루션 사업은 (최종 응용처가) 모바일 쪽이다보니 신제품이 매년 출시돼, 어떤 성장 플랜을 세우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다만 반도체, 전장 부문은 호흡이 훨씬 길다. 약 5배 느린 속도로 움직이다보니, 성과가 곧바로 나타날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2~3년은 더 걸릴 가능성이 크더라"고 말했다.


유리기판 사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유리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촘촘한 미세 회로를 형성하는 유리관통전극제조(TGV) 기술의 완성도가 올라오지 않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문 대표는 "유리가 두껍고 비아(VIA)가 작을수록 좋은 성능을 내는데, 현재 기술이 전반적으로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크랙(미세균열)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현재 협력 중인 빅테크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시점은 2027~2028년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장비는 올해 10월쯤 모두 도입될 예정이고, 회사 자체적인 유리기판 개발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LG이노텍은 배당금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주당 배당금은 1주당 2090원으로, 총액은 약 494억원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외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비서관 등을 역임한 통상∙무역 전문가로, LG이노텍의 글로벌 사업 강화 및 반도체 부품 사업 육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외에도 이상우 기타비상무이사가 재선임됐고,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외이사 재선임과 더불어 감사위원으로도 재선임됐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