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실적이 직전 사업연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3년에 성과보수가 집중 반영되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했고 일부 투자자산 손실이 겹친 탓이다. 전체 운용자산(AUM)의 확대로 관리보수는 소폭 증가하며 외형 성장세는 이어갔다.
스틱인베스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95억원,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5%,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66% 감소한 93억원에 그쳤다. 2023년 대비 전반적인 실적 지표가 모두 하락한 모습이다.
◆ 성과보수 66%↓…2023년 대형 딜 효과 사라지며 상대적 실적 둔화
실적 하락은 직전 사업연도 성과보수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의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성과보수는 88억원으로 전년(258억원) 대비 66% 감소한 수치다. 2023년에는 대경오앤티 등 수천억원 단위의 굵직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가 있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엑시트 규모가 줄면서 성과보수도 자연히 감소했다.
2023년 스틱인베스트먼트는 945억원에 인수했던 대경오앤티를 6년 만에 유진프라이빗에쿼티·KDB산업은행·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 매각하면서 엑시트에 성공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70%와 김창윤 전 대경오앤티 대표 지분 30%를 4000억원에 매각하며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 3배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 당시 투자 비히클로 활용한 '성장동력M&A'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22%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거둬들인 88억원의 성과보수는 한컴라이프케어 잔여 지분 매각과 자회사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 등에서 발생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스페셜시츄에이션1호' 펀드를 통해 한컴라이프케어 지분 60%를 약 800억원에 인수했다. 한컴라이프케어가 2021년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며 일부 지분을 구주매출로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잔여 지분 약 23%를 8월과 11월 두 차례 처분하며 총 780억원을 회수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해당 펀드로 한컴라이프케어를 비롯해 하이브, 한화시스템, HK이노엔 등에 투자하며 펀드 전체 IRR은 25%에 달했다.
자회사의 투자자산 손실도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스틱벤처스가 보유하던 ㈜한빛레이저의 전환사채(CB)는 코스닥 상장 이전인 2023년 말까지는 평가이익이 컸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회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전액 평가손실로 처리했다. NH스팩(SPAC)은 상장에 성공했지만 이후 합병이 무산되며 평가이익이 소멸했다. 또한 STIC Debt-Platform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1호에서 발생한 49억원 규모의 대여금도 회수 불가능성이 커지면서 손상차손으로 분류했다.

◆ 관리보수 544억원→598억원…신규 펀드 결성, AUM 증가
다만 관리보수는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지난해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관리보수는 598억원으로 2023년 544억원, 2022년 345억원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수의 신규 펀드 결성으로 AUM이 증가하며 관리 보수 규모도 확대됐다.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자회사들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총 64개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직접 운용사로 참여하는 사모펀드는 2023년 19개(7조3683억원)에서 20개(7조6790억원)로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2150억원 규모의 '케이디비 스틱 지역성장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결성해 DN솔루션즈의 프리 기업공개(IPO)에 참여했다. 이어 12월 1210억원 규모로 결성한 '스틱스트레티직크레딧제2호사모투자 합자회사'를 통해 차바이오텍이 발행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며 투자 집행에 집중했다.
벤처투자를 담당하는 스틱벤처스가 운용하는 벤처투자펀드는 2023년 8개(6785억원)에서 9개(8020억원)으로 증가했다. 스틱벤처스는 지난해 12월 '스타트업코리아IBK-스틱테크챔피언펀드'를 1235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했으며 연내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사모투자신탁 운용을 맡고 있는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 역시 펀드 수가 28개(1조2716억원)에서 35개(1조6862억원)로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2023년은 성과보수가 유독 많이 들어왔던 해라 그 영향으로 올해 수치가 상대적으로 줄어 보이는 면이 있다"며 "일부 자산에서 손실도 있었고 투자비용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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