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프리즘
원일티엔아이, 수소기술 국산화로 상장 도전
잠수함·탱크 관련 기술 상용화…FI 오버행 걸림돌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수소·LNG 원천기술을 보유한 원일티엔아이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해외 기술력에 의존하던 수소 생산·보관 설비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려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10여년 전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지분이 상장 후 출회를 예고하고 있다. 상장 직후 유통 주식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라 오버행 우려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이동훈 부장)

◆포스코·한화 등 국내외 대기업 고객사 확보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원일티엔아이는 지난 2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희망공모가액은 1만1500~1만3500원이다. 희망공모가액 하단 기준 공모자금은 138억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964억원이다.


오는 4월 7일부터 11일까지 5영업일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달 15일에서 16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원일티엔아이는 1990년 원일산업으로 출범해 1998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사용 중이다. 현재 천연가스사업에 사용하는 고압연소식기화기(SCV)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수소저장·생산사업을 확대해 유의미한 매출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원일티엔아이의 SCV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체 매출(421억원)의 35.4%를 차지한다. 수소저장합금 매출은 13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2.8%에 해당한다. 사업부문별로 고르게 매출을 인식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SCV는 LNG 선박에서 이송하며 냉각한 액화천연가스를 발전소 및 도시가스 사용처에 공급하기 위해 기화시키는 설비다. 원일티엔아이는 해당 설비에 투입하는 핵심장비인 열교환기를 직접 생산하는 등 비교적 우수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저장합금 기술은 2017년부터 해군 잠수함 '장보고-III'에 탑재할 수소저장탱크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원일티엔아이는 '장보고 III Batch II 4호선'에 탑재할 수소저장탱크를 지난해 수주해 올해 납품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외 수소 및 천연가스 핵심 사업에 원일티엔아이의 기술력이 들어가면서 고객사는 국내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엔 포스코이앤씨(48.2%)와 한화오션(32.9%)이 주요 매출처로 이름을 올렸고 2022년부터 한국가스기술공사, 대우조선해양, 안산시청 등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매출처를 꾸준히 확보하면서 수익성 역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원일티엔아이의 매출액은 전년(419억원) 대비 0.7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9억원에서 64억원으로 122.9% 증가했다.


◆불량수소 검출로 멍에…매출 다각화로 공백 최소화


평택수소생산기지 수소개질기(출처=원일티엔아이)

원일티엔아이는 2022년까지 수소개질기가 전체 매출의 52.5%(267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수소 자체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었다. 수소개질기는 도시가스에서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는 설비다. 100% 국산화 제품으로 수소차 충전소, 연료전지 발전 등 수요처 인근에서 용이하게 수소를 생산 가능케 한다는 게 원일티엔아이가 소개한 장점이다.


하지만 2023년 이후 해당 사업부문에서 매출인식이 전면 중단됐다.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 기준치를 초과한 불량수소 검출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2023년 6월 수소충전소 세 곳에서 불량수소가 검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충전소는 한국가스기술공사 평택수소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제공받았다. 

 

평택수소생산기지 프로젝트는 수행 물량이 3000N㎥/hr(가스용량단위)에 이르는 국내 최대규모 프로젝트였는데 해당 수소개질기의 시공사가 원일티엔아이로 알려졌다. 이 논란과 이후 수주실적 사이의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3년 입찰한 타 프로젝트는 경쟁사인 현대로템이 사업권을 가져갔다. 지난해에도 국내 수소개질기 관련 프로젝트 입찰이 전무해 2년 연속 관련 매출 공백이 이어지기도 했다. 

 

◆기업회생 출자전환 물량, 상장 후 유통물량 50%


원일티엔아이의 안정적인 수익성 흐름에도 시장에선 오버행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2014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채무를 출자전환한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당시 원일티엔아이는 해외 시장 위축으로 전년 매출액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다 2월 3일 인천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생절차는 2015년 3월 1년 만에 종결했지만 당시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당시 주주로 합류한 기관은 ▲중소기업은행 ▲국민은행 ▲서울보증보험 ▲하나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무역보험공사 ▲우리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현대캐피탈 ▲퍼시픽-아트만-카스피안 다이버시티 바스켓신기술투자조합 등 11곳이다.


이들이 소유한 지분은 상장 직후 기준 17.05%다. 공모물량 13.89%를 포함하면 상장 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30.94%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의 지분엔 의무보유 기간을 설정하지 않아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주식)이 우려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최대주주인 제이케이인과 이정빈 대표 최대주주 측이 소유한 주식 68.2%엔 6개월의 의무보유 기간이 걸려 있다. 최근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의무보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일티엔아이 금융당국의 IPO 관리감독이 더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상장 조건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IPO 프리즘 10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