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사조그룹이 식품계열사와 푸디스트의 시너지 창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사조그룹은 앞서 작년 푸디스트를 인수한 이후 통합작업(PMI)을 진행해왔고 만족할만한 성적표도 받았다. 올해부터는 사조그룹과 푸디스트의 고객사 데이터와 유통·물류 인프라의 유기적 결합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C&D(외식사업자 대상 식자재유통)사업과 FS(위탁급식)사업을 확대하며 장기적으로 식품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사조대림의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푸디스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507억원, 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2023년 매출 1조292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푸디스트가 사조그룹에 인수됐음에도 CJ제일제당이나 동원 등 식자재업체의 견제로 인한 매출 감소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조그룹은 작년 6월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로부터 푸디스트 지분 99.86%를 총 252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주체는 사조CPK(68.16%, 6853만316주)와 사조오양(31,70%, 3187만4566주)로 각각 1720억원과 8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9월 말부터 푸디스트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CPK→푸디스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사조그룹은 그동안 PMI 작업에 매진해왔다. 작년 9월 초 VIG파트너스 측 이사진이 모두 사임한 뒤 박정훈 사조오양 대표가 푸디스트 대표를 겸하고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과 김상훈 사조대림 대표이사가 함께 사내이사진으로 진입했다. 또한 정동기 신임 경영기획실장도 영입했다. 정 실장은 CJ푸드빌, 동원홈푸드, 교촌에프앤비 등을 거치며 20년 이상 외식업계에 몸 담은 인사다.
작년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뒀다면 올해부터는 사조그룹 식품계열사들과 푸디스트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업계에서도 푸디스트가 보유한 고객사 데이터, 유통·물류 인프라·식자재 소싱 역량이 사조그룹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왔다. 특히 별도의 물류 자회사가 없어 2023년 1000억원 이상의 운반비를 지출한 사조그룹의 경우 푸디스트가 보유한 6곳의 물류센터(평택, 이천, 경북, 영남, 호남 등)와 콜드체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사조그룹 계열사들과 푸디스트의 특수관계자간 거래는 시작됐다. 지난해 4분기 사조대림은 푸디스트으로부터 46억원의 매출, 사조오양은 10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특수관계자간 거래는 식품사업과 푸디스트의 유기적결합이 진행될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조그룹은 이를 토대로 원재료의 수급·생산, 가공식품 제조를 넘어 유통·판매·단체급식까지 이어지는 식품산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전까지 이 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은 ▲식품 ▲축산 ▲수산업에 그쳤다. 특히 사조대림과 사조오양 등 식품사의 매출 비중이 과반을 넘기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필연적이었다. 이에 사조그룹은 푸디스트를 통해 C&D사업과 FS사업을 확대하며 5년 내 10조 외형을 갖춘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목표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푸디스트 인수로 식자재유통업과 단체급식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식품제조사업과 푸디스트의 유통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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