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ESS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 확대 기대
구자윤 회장 정부 지원 강조…ESS 신성장 동력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일렉트릭의 '인터배터리 2025' 부스 (사진 제공 = LS일렉트릭)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해외 데이터센터 수주 사업으로 '수퍼사이클'에 올라선 LS일렉트릭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도 반등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국내 ESS 시장의 경우 정부 지원 일몰, 화재 사고 발생 등 안전에 대한 우려로 위축된 상황인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이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춰 신규 수주를 유치함으로써 ESS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국내 ESS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시장 안정화 전까진 보조금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나 세제 혜택 보다는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을 통해 기업이 적자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중국은 엄청난 보조금으로 산업을 일으켰다"며 "우리나라도 세제 혜택보다는 적자를 내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내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상황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ESS 사업은 지난 2017년 이후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0년부터 잠재력을 잃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내 ESS 설치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신규 설치 기준 975개소(3836MHh)를 넘던 ESS 사업은 2022년 94건(52MWh)으로 급감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 문제도 떠올랐다. ESS 배터리 특성상 화재 발생 시 폭발성이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재생에너지 연계 ESS에 REC 가중치 부여 ▲ESS의 피크감축량에 대한 전기요금 50% 할인 ▲ 설치비 지원 정책 등이 2020년 일몰되면서 국내 시장은 침체의 길을 걷게 됐다. 


정부 입장에서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려면 ESS 사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지만 업계가 위축된 만큼 민간 기업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도 지난해 'ESS 산업 발전 전략'을 통해 ESS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분산에너지법을 통해 관련 기술 상용화에 14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해외 정부는 ESS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IRA(인플레이션공제)를 통해 ESS 설치 비용의 30%를 지원하며, 중국 정부는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기업을 대상으로 ESS 의무 설치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다. ESS를 설치하는 기업에는 정부 차원의 막대한 보조금도 쥐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SS 시장은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그러나 정부 지원책이 일몰하는 동시에 화재 사고가 부각되며 업계가 위축됐다"며 "현재 국내에서 ESS 사업의 큰 손은 한국전력공사인데, ESS 시설이 대규모 공사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정부가 느끼는 재정 부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민간 사업자들이 참여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유도하려면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LS일렉트릭은 영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영국 보틀리 ESS 발전소 구축 사업(1200억원 규모)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영국 번리 BESS 리미티드와 약 1500억원 규모의 ESS 구축 및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해 신안군 비금도 태양광 프로젝트와 영주 변전소 ESS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국내 수주도 놓치지 않고 있다.


LS일렉트릭이 해외 수주를 중심으로 ESS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신사업인 만큼 매출에서 큰 비중은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조5518억원, 영업이익 389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각 사업 부문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 만큼 ESS 사업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구체적인 실적은 알 수 없다. 업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이 전체 매출의 10%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ESS 사업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중장기적으로 키우겠다는 게 LS일렉트릭의 입장이다. LS일렉트릭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ESS 등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전력기기 등 그린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경우 해외 신규 ESS 프로젝트를 유치하고 국내외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 업계에서는 앞으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태양광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전기 요금이 상승해 ESS 수요 또한 증가할 전망"이라며 "특히 해외 시장의 경우 빅테크 기업들의 탈탄소 요구 확대에 따라 ESS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당사는 해외에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엔지니어링 기술을 턴키로 수주해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사업을 시행한 역량이 있다"며 "또한 태양광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한 경험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영국, 일본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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