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3조6000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지상방산, 조선해양, 해양방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깜짝 유상증자 발표였다. 이날 오후 공시 직후 진행한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유증 추진 배경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현재 파트너사들과 협상 중인 사안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무려 3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이기 때문에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관심이 쏠렸으나 핵심 질문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지속적인 이익 및 기업가치의 증대로 이어졌던 것처럼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다시 한 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3조6000억원 단행을 결정했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4월 24일, 신주인수권증서 거래기간은 5월 19일부터 23일까지다. 최종 발행가액은 5월 29일 확정된다. 일반공모 청약은 6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며 신주는 6월 24일 상장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을 통해 조달한 3조6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을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지상방산 거점 투자 및 해외 방산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에 활용한다. 이어 9000억원은 국내 추진장약(MCS) 스마트 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 설비 및 운영에 투입한다. 또 해외 해양방산∙조선해양 생산 거점 확보에 8000억원,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도 3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회사는 "유럽과 중동 등에서 단순 무기 구매보다는 현지 생산 투자를 조건으로 한 협력 모델을 선호하는 만큼 현지 생산 거점 확보로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증 추진 배경 설명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구체적인 투자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구체적인 투자처와 시점을 명시하진 않았다.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에 유증 사유 및 투자 계획을 묻는 관련 질문이 반복해서 나왔지만 의지만 재확인했다. 추후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시장과 소통한다는 설명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차입금 등 다른 방법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는 없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회사 측은 "점진적으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자금조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톱티어로 올라가고 시장환경에 맞춘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생산공장 외에도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투자 타임라인은 상당 부분 향후 3~4년에 집중돼 있다"며 "효과는 그 이후부터 매출과 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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