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하림그룹이 양재동 225번지 일원 부동산을 담보로 최근 약 1년여 동안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그룹은 해당 부동산을 첨단물류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업비 6조9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대규모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사업이다. 이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사업부지의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한 덕분에 추가 대출이 실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착공에 맞춰 수천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이 예정된 만큼, PF 대주단 합류를 검토하는 은행에서 선제적으로 나선 것 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하림그룹 소유의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225번지 일원 부동산에 설정된 담보금액은 총 6306억원으로 집계됐다.

담보권자는 ▲KB국민은행(3096억원) ▲한국산업은행(1170억원) ▲하나은행(1440억원) ▲신한은행(600억원) 등이다.

2023년말에는 담보설정 금액이 3066억원이었는데 1년여 만에 담보금액이 무려 324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106%에 이른다.

2023년말 기준 양재동 토지의 공정가치는 8147억원으로 평가됐다. 같은 기간 공정가치 대비 담보설정 금액의 비율은 38% 정도였다. 공정가치가 2024년말에도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담보금액 증가에 따라 1년여 만에 담보비율은 약 77%까지 치솟는다.

변수는 공정가치가 하락할 경우다. 실제로 2022년 8493억원이었던 양재동 부지의 공정가치 평가액은 2023년에 4%가량 하락했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공정가치 하락이 이어졌다면, 담보비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22년 대비 2023년 담보가치가 하락한 이후 추가된 대출도 모두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댄 점은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2023년말 3066억원이었던 양재동 부지의 담보설정 금액은 2025년 1월말 6306억원으로, 3240억원 늘었다.

2024년 3월 KB국민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을 실행하면서 1200억원의 담보금액이 추가됐다. 같은 해 9월과 10월에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연이어 600억원씩 담보권을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1월에도 추가로 840억원을 담보로 잡았다.

2023년말 기준 담보권자는 KB국민은행(1896억원)과 KDB산업은행(1170억원) 두 곳이 전부였지만 이후 1년여 사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새롭게 합류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2월 서울시로부터 양재동 부지 개발사업 승인을 받았었다. 물류단지 조성을 위해 2016년 4월 해당 부지를 매입한지 약 8년 만이었다. 지자체 승인고시가 나온 데 힘입어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됐다. 개발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는 만큼 자산가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덕분에 금융사들의 추가 대출 및 담보설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림그룹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225번지 일대면적 8만6000㎡(2만6015평) 토지에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하8층~지상 58층 규모의 첨단물류시설과 업무시설, 숙박시설, 상업 및 지원시설 등 복합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파트 998세대, 오피스텔 972실 등 주거시설 조성 계획도 포함된다. 강남권역에 위치한 양재동 부지의 입지적 요소와 개발계획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주거시설 분양 등을 통해 조 단위 개발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하림그룹 자체자금 외에 PF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도 상당한 규모"라며 "사업 주체가 하림그룹인 데다 기대수익이 높은 사업이라 금융사들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안나 기자 annapark@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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