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발행 상장사
'55억 CB 발행' 클리노믹스, 또 최대주주 바뀌나
전환주식 수 대주주 물량 초과…신규사업 등 추진 되레 경영권 위협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클리노믹스'가 우여곡절 끝에 5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자금 조달을 마쳤다. 이번 CB 발행은 기존 사업 및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자금 성격이다.


시장에선 이번 CB 발행을 두고 클리노믹스가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경영권 불안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4월 대규모 무상감자와 맞물려 향후 전환청구권 행사 시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게놈(유전체) 바이오헬스 기업 '클리노믹스'는 지난 18일 5회차 CB를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55억원, 발행 대상자는 주식회사 도미네이트다. 


앞서 클리노믹스는 지난해 8월 100억원 규모의 5회차 CB 발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납입자 변경 등으로 6차례 발행이 연기되다 이번에 자금 조달을 마쳤다. 5회차 CB의 전환가액은 666원, 전환가능주식 수 825만8258주(각각 무상감자 전 기준)이다. 전환청구권 행사는 2026년 3월18일부터 가능하다.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부장)

주목할 점은 5회차 CB의 전환가능주식 수가 현재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보다 많다는 점이다. 작년 9월말 기준 클리노믹스의 최대주주은 제노투자조합1호다. 보유 지분은 489만6968주(지분율 12.59%)다. 5회차 CB를 인수한 도미네이트가 보유한 전환가능주식 수가 현 최대주주보다 약 1.7배 많은 셈이다. 


앞서 클리노믹스는 지난달 13일 결손금 보전 목적으로 15대1(감자비율 93.33%)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4월 7일이다. 무상감자는 주식 수를 감소시키는 만큼 전환사채의 전환가액과 전환가능주식 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동일한 비율로 전환가액 및 주식 수 조정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무상감자 이후에도 해당 상황은 변함이 없다. 무상감자 완료 후 5회차 CB의 전환가능주식 수는 55만551주, 최대주주인 제노투자조합1호의 보유 주식 수는 32만6465주다. 


무상감자가 이뤄지면 이론적 주가는 19일 종가(652원) 기준 9775원이 된다. 무상감자 후 5회차 CB 전환가액은 9985원, 최저 조정가액은 6990원으로 변동될 전망이다. 전환가보다 주가가 높은 상황이 만들어지는 만큼 향후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클리노믹스의 형식적 지배력은 제노투자조합1호에서 도미네이트로 바뀔 수 있다. 다만 도미네이트의 지분 100%를 보유한 이상윤 대표가 클리노믹스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에 변화가 생길지 미지수다. 1995년생인 이상윤 도미네이트 대표는 클리노믹스 내 연구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도미네이트의 자본금이 2023년 말 기준 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향후 지배력 변화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상 5회차 CB를 인수하면서 납입한 자금을 재무적투자자(FI) 등 외부에서 조달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5회차 CB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제3의 인물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클리노믹스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4월 변경됐다. 당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박종화 외 5인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제노투자조합1호로 바뀌었다. 제노투자조합1호의 최대주주는 정준호 씨(지분 82.5%)다. 당초 150억원 규모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추진됐으나 투자자 모집 난항으로 제노투자조합1호가 76억원을 투입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클리노믹스는 공격적으로 CB를 발행했다. 지난해 5월에만 3차례 CB를 발행했다. 제2회차 CB 130억원, 제3회차 CB 120억원, 제4회차 CB 40억원 등이다. 최근 납입을 완료한 제5회차 CB를 포함하면 345억원 규모다. 


5회차 CB를 제외한 나머지 CB는 전환가액이 높거나 발행 규모가 작아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CB는 모두 운영자금 또는 신규사업을 위한 타법인 증권취득에 사용됐다. 


하지만 별다른 투자 성과는 없는 모습이다. 2회차 CB 130억원은 지난해 5월 '뉴오리엔탈호텔' 인수에 투입했으나 클리노믹스는 최근 이 호텔 자산을 처분했다. 4회차 CB 40억원은 '농업회사법인 가금농산' 지분 40% 매입에 썼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6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CB를 발행해 자금을 투입했으나 되려 경영권이 위협 받는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실적 하락과 재무구조 악화가 겹치면서 93%에 달하는 무상감자 조치도 뒤따르게 됐다. 2021년 연결 기준 263억원이었던 클리노믹스 결손금은 지난해 3분기 605억원으로 증가했다. 


딜사이트는 클리노믹스에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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