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처리했다. 삼성전자 지분 약 7%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이 사안을 두고 반대표를 행사했으나, 전체 주주 표결 결과 모두 통과됐다.
삼성전자는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주총에서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4인(김준성·허은녕·유명희·이혁재) 선임 ▲사내이사 3인(전영현·노태문·송재혁)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신제윤·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날 주총에는 삼성전자 이사회 전원과 10명의 주요 경영진이 자리했다. 사회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았다. 9시 기준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의결권 있는 주식 수는 총수의 72.28%로 보통 결의 사항을 결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앞서 의장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이 심화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IT 수요가 침체되는 등 경영 여건이 무척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지난해 매출 3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늘어났다. 회사의 브랜드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으로 1008억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회사의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10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작년 1월에 발표한 새로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기반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중심의 경영을 강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은 사내·사외이사 선임 건이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3명을 선임하고자 했다. 사외이사는 기존과 동일하게 6인으로 유지하고, 사내이사는 DX부문과 DS부문 각 2명씩 4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들 후보는 모두 사내 이사추천위원회에서 선별한 900명의 후보들 가운데 선정됐다. 선정 기준은 법령에 하자가 없고, 경영 투명성을 갖추며, 회사의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기준점으로 삼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사회 내 기술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번 이사회에 3명의 반도체 전문가를 넣어 구성했다. 신임 사외이사로 반도체 기술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영입했고,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내정했다.
다만 삼성전자 지분 7.2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올해 세 건의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사실은 주요 변수였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이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명하면서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된 바 있다. 올해 국민연금은 전영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 허은녕 사외이사 재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의 경우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허은녕 사외이사의 경우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전체 주주 표결 결과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영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과 허은녕 사외이사 재선임 건의 찬성률은 각각 86.20%, 82.29%였다. 국민연금이 "경영성과 등에 비추어 과다하다"며 반대했던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의 찬성률은 87.65%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2025년 사업전략 공유 및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10명이 주총 단상에 올라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관련 질문이 가장 많이 나왔다. 주된 질문은 HBM 엔비디아 납품 여부, 반도체 업황 부진 타개책,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전영현 부회장은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HBM3E는 올해 제품이고, 내년에 다가올 시장은 HBM4와 커스텀 HBM 시장이 되겠다"며 "이 같은 신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질 없이 개발 진행 중에 있다.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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