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19일 "독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 사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즉생'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 "사장으로서 항상 누가 뒤에 칼을 꽂는 듯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독한 삼성인이 되자'는 사장부터 신입까지 다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 회장은 삼성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장 사장은 유리 기판과 관련해 "삼성전자도 우리 고객사 중 하나"라며 "미국 인공지능(AI) 서버를 다루는 업체들과 협력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기가 유리 기판만 하고 유리 인터포저는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리 기판과 유리 인터포저 모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추종에서 장 사장은 올해 중점 추진 분야로 전장과 AI·서버를 꼽았다. 그는 "올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이 전장용 시장의 성장 동력"이라며 "AI는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패키지 기판, 실리콘 캐패시터 등 제품들은 AI용으로 공급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신사업인 미래(Mi-RAE)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AI)·서버, 에너지(Energy) 등의 앞 글자를 딴 약자다. ▲소형 전고체 전지 ▲실리콘 캐피시터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글라스 기판 ▲고체산화물 수전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휴머노이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글라스 기판은 올해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사 선임의 경우 사외이사에는 이윤정 이사를, 사내이사로는 장 사장과 김성진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재선임했다.
장 사장은 주총장에서 "올해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주력 사업 부문별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객 다변화를 추진해 지속 성장 가능한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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