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 킥스 도입 예고
'자본의 질' 강조하는 금융당국, 보험사 부담 확대
①기본자본 중심 규제 강화 방향…보험사 대응능력 약화 우려도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4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 규제가 만들어지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회사는 없다. 사회 안전망 역할을 맡아 규제에 익숙한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큰 틀의 방향성이 제시된 만큼 새 규제가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가져올 변화 등을 딜사이트가 짚어봤다. [편집자 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보험사 CEO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가 주목하는 건 기본자본 킥스(K-ICS)비율 규제 도입이다. 자본정책에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기본자본 킥스비율 강화 및 감독기준 합리화, 계리감독 선진화 로드맵, 비상위험준비금 제도개선 등이다.


당장 보험업계의 관심은 기본자본 킥스비율 강화 및 감독기준 합리화 방안에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금리 인하로 자본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졌는데 규제 변화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 등 부담을 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방안은 한 마디로 기본자본 중심 규제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수준을 마련하고 킥스비율 권고 기준을 현행 150%에서 10~20%포인트 인하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기본자본이 규제의 중심이 된다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기본자본은 보완자본과 비교해 손실흡수능력이 높다는 등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다.


기본자본은 보험사의 킥스비율을 산출할 때 쓰이는 항목 중 하나다. 킥스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구하는데 가용자본은 다시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기본자본은 유상증자, 이익잉여금 증대 등 방식으로, 보완자본은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 등으로 늘릴 수 있다.


기본자본을 확대하기 위해선 유상증자 등의 방식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데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큰 틀에서 정부 주도의 밸류업 방향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증가하면 1주당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회계제도가 IFRS17로 바뀌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기본자본 중심 규제 강화가 오히려 보험사의 대응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제기된다. 기본자본은 보완자본과 비교해 단기적 관점에서 관리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의 자본성 증권 발행이 늘어난 배경으로 금리가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 단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데 기본자본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면 그런 대응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업계와 논의를 거쳐 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기본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수준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는지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자본규제 완화를 시사하고 바로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이 나왔다"며 "향후 논의가 본격적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전 사례에 비춰볼 때 기본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감독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본증권을 발행해 보완자본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면서 재무 부담은 커지고 자본의 질은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023년 3월 말 145.1%에서 지난해 9월 말 132.6%로 낮아졌다.


이 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발행을 통해 (자본 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자 부담과 함께 자본의 질이 악화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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