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론 재차 언급한 이재용…묘수 찾기 난항
작년 11월 이후 두 번째…올해 경영환경도 어두워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6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임원들에게 이른바 '삼성 위기론'을 또다시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처음 거론한 이후 4개월여 만으로,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를 통해 "삼성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에 문제에 직면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 사업부의 문제점도 하나하나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위기론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세계 1위 대만 TSMC에 고전하고 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 외에도 가전·TV·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에서도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보다 8조원 이상 적은 금액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직전 분기보다 2.4%포인트 상승한 67.1%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9.1%에서 8.1%로 하락했다. 이에 양사 간 격차는 55.6%포인트에서 59%포인트로 확대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TV 시장 점유율은 2023년 30.1%에서 지난해 28.3%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로, D램은 42.2%에서 41.5%로 주요 제품의 점유율도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올해 경영 상황도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이어지면서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법'을 폐지하거나 보조금을 축소하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 회장이 이 같은 삼성 위기론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의 2심 결심공판에서 "지금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삼성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총수가 두 번이나 직접 언급할 정도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공개된 만큼 주주 달래기용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5만 전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이 위기다라는 말은 이미 다 아는 얘기"라며 "지금은 이 회장이 전면에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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