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GS엔텍이 6개월 만에 또다시 모회사 GS글로벌의 보증 지원을 받아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에 나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보증채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낮은 투심을 고려할 때 자칫 미매각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지난 2월 보증채를 발행한 SE그린에너지가 'AAA' 등급을 보유한 한국남동발전의 보증을 받고도 완판에 실패했던 만큼 GS엔텍의 수요예측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GS글로벌의 신용등급이 'A'급 수준이라는 점도 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엔텍은 모회사 GS글로벌의 지급 보증을 받아 내달 1일 9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GS글로벌의 신용등급은 A0이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GS엔텍은 트랜치(만기구조·tranche)를 2년물(300억원)과 3년물(600억원)로 나누고, 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 포인트)를 가산한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증액 발행은 하지 않을 계획이며, 발행일은 내달 9일이다.
조달한 자금은 만기도래 채무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71억원 수준으로, 내달 11일 만기도래하는 공모채만 7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오는 7월에도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도래 한다.
GS엔텍은 지난 2019년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이래 줄곧 보증채를 활용하고 있다. 아직 자체 신용도만으로 공모채를 발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GS엔텍이 모회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긍정적인 수요예측 결과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GS엔텍은 지금까지 총 네 차례 보증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절반은 미매각됐다.
2019년에는 모집액의 4배를 웃도는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으나 2022년과 2023년 모집액의 4분의 1 수준에서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지난해 9월 발행의 경우 모집액의 2배를 넘는 수요를 기록하며 미매각을 피했다.
주목할 부분은 올해 기관투자자들의 보증채에 대한 선호도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SE그린에너지는 'AAA'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남동발전으로부터 신용보증을 받았지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이는 보증채에 대한 투자자의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기관투자자는 모회사의 재정 상태나 신용도가 불안정할 경우 보증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해 위축된 투자행동을 보인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최근 수요예측에 나선 흥국화재(신종자본증권)과 SLL중앙(일발 회사채)의 경우 모집액의 일부가 미매각됐다. 역대급 연초효과가 이어지고 있던 회사채 시장이 홈플러스 사태를 기점으로 반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GS엔텍이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낸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2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첫 흑자전환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 역시 2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0% 성장했다.
이는 플랜트 분야에서 해상풍력발전으로 사업을 전환했던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GS엔텍은 울산에 있는 기존화공기기 제작 사업장을 해상풍력 모노파일 제작 공장으로 리모델링해 지난해 3월부터 첫 제품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회사 GS글로벌의 신용등급이 비우량급에 속하지만 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붙어있지 않은 점과 시장에서 우려하는 건설·석유화학 등 비우호적인 업종이 아닌 만큼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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