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사고로 인해 KB부동산신탁의 손실 확대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신탁이 해당 사업의 선순위 대주단이자 신탁사 지위를 가진 만큼 손실 여파가 커져서다. KB부동산신탁은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현장 자산을 떠안고 사업 정상화 작업을 준비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현장 자산은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로부터 KB부동산신탁으로 넘어갔다.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의 여파로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시공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화재사고는 1층 수영장에서 불이 붙으면서 발생했했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445 일원에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로 조성된 초호화 리조트 및 근린생활시설로, 지난달 개관 예정이었다. 반얀트리 해운대는 지난해 12월 준공 승인까지 마쳤으며, 화재 사고 발생 당시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형 화재 사고로 인해 계획된 개관이 불가한데다 사업 관계자들은 타격이 불가피했다. 시공을 맡은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는 해당 사고로 기투입한 1000억원 상당의 공사비를 미회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또 시행사와 대주단도 손실 만회를 위한 추가 비용 투입 가능성이 생겼으며, 당분간 엑시트(자금 회수)는 쉽지 않아졌다.
특히 KB부동산신탁의 손실 규모가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부동산신탁은 해당 사업에 최대 500억원 규모의 신탁계정대를 투입했다. 게다가 신탁사로서 손상된 자산을 관리하고 복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022년 5월 해당 사업을 위해 일으킨 총 3750억원의 대출금의 선순위 대주단이다. 우선 루펜티스는 ▲트렌치A 1900억원 ▲트렌치B 200억원 ▲트렌치C 600억원 ▲트렌치D 350억원 ▲트렌치E 200억원 등의 PF대출금을 조달했다.
이와 함께 루펜티스는 KB부동산신탁으로부터 500억원 한도의 신탁계정대를 별도로 차입했으며, 이는 트렌치A와 같은 순위로 분류됐다.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신탁방식으로 수탁한 데에 이어 대주단 지위로 해당 사업에 참여한 셈으로, 사업의 정상적인 준공 및 분양 성과가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KB부동산신탁은 기투입한 신탁계정대를 회수하기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게다가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화재로 인해 일부 건물이 손상돼 추가 공사가 더 필요해졌고,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KB부동산신탁은 선순위 대주단이자 신탁사로서 현장 자산을 인수받았다. 루펜티스와 KB부동산신탁 등 대주단은 피해 추산액 및 복구 비용 등을 파악한 뒤 사업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건설사 부도로 대주단이 건설사로부터 자산을 인수받으면 이를 매각해 엑시트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당 시설은 손상이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은 만큼, 엑시트를 위해 공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KB부동산신탁이 원칙상으로 책준 의무에서는 비켜나 있어 PF우발채무 우려가 없다는 점이다. 해당 시설은 지난해 12월 준공 승인이 났으며, 기존에 약정했던 책준기한(올해 5월27일)을 준수했기 때문에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은 적다는게 KB부동산신탁의 설명이다. 책임준공형 PF우발채무를 떠안을 위기도 피했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현재는 해운대 반얀트리 부산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으로, 이후 시행사와 사업 재개 여부 등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준공 승인을 받아 책준형 PF우발채무 리스크 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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