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리뉴얼 등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 특히 개인투자자가 직접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남는 시간에 앱 등으로 간편하게 투자하는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이 같은 분위기와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면 거래를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서다. 고객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충성 고객 유지 및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설명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출시했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전 지점 통합 기준 80%가량 판매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8일 만에 800억원 규모의 RP가 팔린 셈이다.
이번 RP는 세전 연 4% 수익률을 제공했다. RP는 일반적으로 저위험 투자상품으로 간주되는데, 제시한 금리도 기준금리 대비 높은 수준이다 보니 투자자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RP 상품을 사기 위해선 반드시 지점 방문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증권사들의 비대면 거래 확대 흐름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이는 신한투자증만의 충성 고객 확보 전략으로 분석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 방문 고객들은 대부분 회사와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이어온 고객들이거나 향후에도 우리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이라며 "이들과의 신뢰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장기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지점 축소 및 통폐합에 집중했던 증권사 중 하나였다. 지난 1년간 신한투자증권의 오프라인 지점 역시 74곳에서 64곳으로 13.5% 감소했다. 하지만 RP 상품을 대면 판매하면서 전반적인 증권업계 분위기를 따라가면서도 대면 수요를 통한 충성 고객 수요 역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지점에 한번 방문해서 PB(프라이빗 뱅커) 상담 등을 받고 나면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안다"며 "물론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와 동시에 내 자산을 관리받고 있다는 직접적인 만족감을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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