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티 인수' 나선 에이텀, 추가 자금 조달 '고심'
대규모 자금조달에도 현금 고갈…신사업 진출 시 운전자금 부담 확대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6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이텀'이 외부 조달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곳간을 채우는 듯했지만 디에스티(DST) 지분 인수에 현금 대부분을 끌어다 쓸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사업 추진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텀은 최근 디에스티 지분 10만2226주(지분율 50%)를 145억원에 동성중공업 외 1인으로부터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계약금 50억원을 지급했고, 이달 말 95억원의 잔금 지급을 남겨두고 있다.


디에스티 지분 인수는 에이텀 입장에서 다소 부담되는 결정이다.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에이텀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5억원으로 디에스티 지분 인수에 턱없이 부족하다. 당초 디에스티 지분 인수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우선협상권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빠른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에이텀은 지난 2월 2~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디에스티 인수대금으로 활용했다. 실제 해당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 50억원은 계약금으로 지급됐다. 잔금 지급에 필요한 95억원은 안성공장 매각대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이텀은 이달 초 신흥산업과 안성공장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텀은 공장 매각을 마무리하면 67억5000만원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공장매각 대금을 전액 디에스티 지분 인수 대금으로 활용하더라도 28억원이 부족하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이텀은 부족한 인수대금에 대해 보유자금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족한 금액은 소규모 차입을 일으키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디에스티 인수 이후 곳간이 바닥을 드러내게 되면서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현금이 부족해진다는 점이다. 


에이텀은 최근 2~3회차 CB 외 운영자금 목적의 15억원의 1회차 CB를 발행해 당장의 운전자금은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신사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2019년 6월부터(6월 결산법인, 2109년 6월 말~2020년 6월 말) 2024년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특히 디에스티 인수 이후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 운전자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존 TV·TA용 트랜스 외 실린더에 들어갈 트랜스 제작에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텀은 디에스티 인수 이후 선박 내 실린더에 들어가는 트랜스 부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사 지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운전자금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에이텀은 2023년 상장 당시 휴대용 충전기 트랜스의 노하우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모비스 협력사 지정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실사를 마친 뒤 추가 보완 서류 제출을 마친 것으로 확인된다. 


통상 실사 혹은 추가 보완 서류 제출을 마친 시점을 기준으로 1차 밴드 등록까지 걸리는 기간은 3개월가량 된다. 보완 서류 제출 시점이 12월이라는 점에서 이르면 이달 협력사로 지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협력사로 지정되면 공급계약 후 전기차용 트랜스 제작에 나선다. 그러나 매출로 인식되기 전인 제작 단계에서 활용할 현금이 필요하다. 운전자금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외 금융사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에이텀은 제9기 사업보고서(2023년 7월1일~2024년 6월30일)기준 9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에이텀 관계자는 "향후 운전자금 관련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여유자금까지 고려해 검토 중"이라며 "금융사 차입 등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고, 향후 자금조달 규모나 방법 등이 확정되면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자금 조달 규모나 시기 등은 전기차 시장의 경우 협력사 등록이 언제가 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협력사로 등록이 되면 공급계약을 맺게 될 텐데 초도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고, 생산 및 납품 후 회수되는 현금까지 고려할 때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이텀은 휴대용 충전기에 탑재되는 TA 트랜스로 사업을 시작해 2021년에는 LG전자에 TV 트랜스를 공급하며 TV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TV에 멀티 트랜스, 라인 필터, DC-DC 트랜스를 납품하고 있다. 에이텀이 인수를 추진 중인 디에스티는 정밀 가공 기업으로, 선박 엔진 핵심 부품을 제작 및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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