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마친' 신성이엔지, 이지선 대표 지분 확대 '과제'
배당으로 증여세·상속세 재원 마련할 가능성 높아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08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성이엔지 지배구조. (그래픽=이동훈 부장)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의 차녀인 이지선 대표가 경영의 전권을 쥐고 있음에도 지분율이 8.11%로 낮아 지분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이완근 회장의 지분(7.15%)과 어머니 홍은희씨의 지분(3.42%)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만큼, 증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지선 대표가 지분을 전액 상속 받을 가능성이 높아 주식담보대출이나 배당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신성이엔지의 전 2개월 종가 평균인 1245원을 토대로 산정한 결과 이완근 회장이 보유한 7.15%의 지분 가치는 약 183억원에 달한다. 향후 오너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총 87억9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과표 기준 30억원을 초과한 지분 가치에 대해 50%의 상속세율을 매기고, 기본세액 10억400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완근 회장이 최대주주일 경우 20%의 추가세율이 부과되나 이미 2021년 이지선 대표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증여한 상태여서 이와 관련된 우려는 없다. 이 외에도 상장회사 우리기술투자(1.0%), 비상장회사 신성이넥스(12.8%) 등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과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현금성자산, 부동산 등을 합하면 상속세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일단 신성이엔지 지분만 놓고 보면 이 회장의 배우자 홍은희씨와 자녀 3명(이지선, 이정선, 이정훈)은 법정상속분 기준 각각 1.5:1:1:1로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다. 홍은희씨 60억원, 자녀 각 40억원 가량의 상속을 받게 된다. 현재로서는 이지선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홍은희씨와 이정선, 이정훈 대표가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지선 대표가 신성이엔지 지배력을 강화하는 대신 상속세 부담을 홀로 떠안게 되는 것이다. 


사전증여를 고려해도 비슷한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11일 종가(1208원) 기준 이 회장의 신성이엔지 지분은 약 177억원에 이른다. 이 중 과표 구간 30억원 초과분에 대해 50%를 적용하면 증여세는 약 8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당장 증여를 시도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도 이 회장과 홍은희씨가 이지선 대표에게 총 967만여주를 증여해 지분율을 10%로 올리려 했으나, 증여세 부담을 이유로 일부 증여를 취소하면서 8.11%로 마무리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지선 대표의 상속세·증여세 재원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보유 지분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연부연납제도는 상속세를 장기적으로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제도로, 허용 기간은 최대 10년이다.


또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통상적으로 보유 주식의 70%까지 자금을 빌릴 수 있다. 11일 종가(1208원) 기준 이지선 대표의 신성이엔지 지분 8.11%의 가치는 약 201억원에 달하며, 이를 바탕으로 최대 14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와 증여세 재원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배당금을 재원에 보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신성이엔지는 소액주주 비율이 77.56%로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결손금 누적 때문에 2011년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결손금을 털어내면서 배당이 가능한 상태에 도달했다. 2023년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성이엔지는 자본준비금으로 결손금을 전액 보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신성이엔지의 결손금은 1113억원에 달했으며,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대로 자본준비금 1831억원 중 일부를 사용해 이를 해결했다.


회사측에서도 배당에 대한 의지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외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118억원)을 기록한 만큼, 당기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하기 전까지는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 얼마를 배당할 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결손금을 보전 조치한 것은 배당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자세한 내용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 계획 발표 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이 실시되면 이지선 대표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성이엔지도 현재 이지선 대표의 지분이 낮다 보니, 지분 증여 등 주식 이관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들었다"며 "다만 세금 문제로 인해 이를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